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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474] 왜 럭비에서 ‘노사이드’라고 말할까

2025-07-02 07:43

 한국 럭비 대표선수들이 경기 후 서로 격려하고 있다.
한국 럭비 대표선수들이 경기 후 서로 격려하고 있다.
럭비에서 사용되는 ‘노사이드(No-side)’는 경기 종료를 알리는 전통적인 용어이다. 지금은 대부분의 경기에서 ‘풀타임(Full time)’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노사이드’라는 말은 럭비 정신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말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No-side’는 부정적인 의미를 갖는 ‘no’와 한쪽 편을 뜻하는 ‘side’의 합성어이다. 편이 없다는게 본래 의미이다. ‘노사이드’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는 뜻인 것이다. 이 말은 럭비 스쿨 출신인 토머스 휴즈(1822~1896년)라는 변호사이자 작가가 19세기 중반 자신의 저서에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자전적 소설이니 ‘톰 브라운의 학창 시절’의 작가이기도 하다. (본 코너 1471회 ‘왜 ‘럭비’라고 말할까‘ 참조)

우리나라 체육계에선 ‘노사이드’를 페어플레이를 상징하는 스포츠 용어로 즐겨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1988년 서울올림픽 직후 직선제로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된 럭비 선수출신인 김종렬 회장은 “럭비에서는 경기가 끝난 것을 ‘타임오프’라 하지 않고 ‘노사이드’라고 한다”며 “일단 시합이 끝났으니 체육인들이 모두 힘을 합쳐 서울올림픽의 전통을 90년 북경 아시안게임으로 이어 나가자”고 말했다.


‘노사이드’는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편(side)이 없다”는 뜻이다. 이 말은 경기가 끝나면 적과 아군이 따로 없는, 모두가 하나라는 정신을 상징한다. 19세기 영국에서 럭비가 발전하던 시기, 경기가 끝난 뒤 심판이 “노사이드!”를 외쳐 경기 종료를 선언했다. 이는 더 이상 양 팀 간의 대결이 존재하지 않으며, 모두가 스포츠맨십 아래 동등하다는 의미였다. 이 용어는 전통적인 영국 스포츠 정신을 잘 보여주는 표현이다. 특히 격렬한 스포츠인 럭비의 핵심 가치인 ‘신사정신(Gentleman’s game)‘을 상징한다.

현재는 국제 럭비 경기에서 ‘풀타임(Full time)’이라는 표현을 더 일반적으로 사용하지만, ‘노사이드’는 여전히 역사적, 감성적 가치를 지닌 말로 종종 쓰인다. 일본에서는 ‘노사이드 정신’이 특히 강조되며, 럭비의 감동적인 이야기나 영화 제목으로도 자주 사용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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