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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421] 왜 ‘요트’라고 말할까

2025-05-05 07:30

부산슈퍼컵 국제요트대회 모습[부산시 제공]
부산슈퍼컵 국제요트대회 모습[부산시 제공]
요트하면 아직도 최상류층의 값비싼 배로 여긴다. 2000년대 이후 요트 동호회들이 생겨나고 요트를 레저용으로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점차 대중화되는 추세이지만 요트가 부유층 유희용 도구라는 인식은 여전하다. 수상 스포츠 종목에서 요트가 가장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요트라는 말은 외래어로 주로 스포츠나 유람용으로 쓰이는 가볍고 작은 범선이라는게 사전적 정의이다. 요트를 영어로 ‘yacht’라고 쓰는데 본래 의미는 작은 여가용 선박을 가리킨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yacht’ 어원은 사냥을 의미하는 네덜란드어 ‘jacht’이다. 이 단어는 원래 네덜란드 공화국 해군이 해적과 다른 침략자들을 추격하기 위해 저지대의 얕은 바다로 이동하는 데 사용했던 가볍고 빠른 항해 선박을 의미했다. 1660년 영국 왕 찰스 2세의 복권을 위해 네덜란드에서 영국 섬으로 운송할 때 사용하면서, 요트라는 단어가 영어권에 널리 보급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요트라는 말을 썼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의하면 조선일보 1924년 11월14일자 ‘기독교학생연합축구대회(基督敎學生聯合蹴球大會)’ 기사에 ‘

일즉은후(侯)『웰링톤』으로 하여금 대나옹(大拿翁)의 최후(最後)를 지은『워털두』의 대승첩(大勝捷)은『이톤』중학(中學)의 운동장(運動塲)에서 나옴이라고까지 추장(推奬)을 밧든 영국민(英國民)의 기풍(氣風)은 근자(近者)에 매우 떨헌진바잇다한다『꼴푸』장(塲)이나『테니쓰코트』에서나『요트』의 경기장소(競技塲所)와 경마장(競馬塲)과 그리고 국제(國際)『올림픽』대회(大會)에서 영국민(英國民)은 예(例)와가티 열패자(劣敗者)의 부끄러움을보고 그세계(世界)에 울리든『앵글로색손』의 우월(優越)은 이미 그전도(前途)를 비관(悲觀)하게된다고하야 세인(世人)으로하야금 영제국(英帝國)의 장래(將來)까지도 의심하게 되는 것을 생각하면 연래(年來)에 점점빈번(頻繁)하여지는 우리의청년(靑年)들의 경기(競技)와 밋그왕성(旺盛)하여가는 정전(征戰)의 기백(氣魄)은 누백년간(累百年間)그들의 혈관(血管)속에 잠들어잇든 천부(天賦)의 호용성(豪勇性)의 부활(復活)과맛그깃버할 생명력(生命力)의 발전(發展)의 구현(具現)이라는의미(意味)로서 매우오인(吾人)의 뜻을 든든케하는바이다’라고 전했다. 조선일보 후원의 기독교학생연합축구대회 개최와 관련해 우리나라 젊음이가 근대스포츠 발상지 영국의 스포츠 정신을 본받을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일제강점기 시절만해도 요트는 그야말로 돈많은 부자나 왕실 등 권력자들만 즐길 수 있는 초호화 스포츠였다. 1945년 해방이후에도 요트는 즐기는 이들이 한정적이었다. 외국에서는 수상 스포츠로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됐지만 국내서는 부유층을 위한 유희용 놀이에 머물렀다. 요트는 1970년대부터 스포츠 종목으로 인식되면서 본격적인 발돋음했다. 1974년 대한조정협회 요트부가 발족됐으며, 1979년 대한요트협회는 초대 최형로 회장을 필두로 창립됐다.

기록상 두 척의 선박 간 최초의 요트 경주는 1661년 영국에서 열렸다. 이어 1663년 영국 해역에서 최초의 공개 요트 경기가 펼쳐졌다. 요트는 조정과 함께 1900년 파리 올림픽부터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세부 종목으로는 윈드서핑(iQFoil), 레이저, 핀, 470, 스키피(49er), 멀티헐(나크라17), 카이트보딩, 딩기 종목이 있다. 바람과 파도에 영향을 많이 받아 7일간 하루 한 번씩 경기해서 상위 6회 기록을 합산해서 순위를 결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영국이 가장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으며 미국, 노르웨이, 프랑스, 덴마크, 호주, 스페인, 스웨덴 등 유럽 및 영미권 국가들이 경쟁을 벌인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최고 강국이며, 홍콩과 일본도 올림픽 메달을 딴 적이 있다. 한국에서 대표적인 선수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레이저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하지민으로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한국 요트 사상 최초의 결선 진출자가 되면서 7위라는 사상 최고 성적을 올렸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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