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한 가운데, 지난해 청룡기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야탑고는 1회전에서 성남고와 경기를 펼친 이후 2회전에서 진흥고를 만나는 대진을 맞이했다. 어느 하나 만만한 상대가 없지만, 야탑고 김성용 감독은 회의 끝날 때까지 자신 있는 표정을 잃지 않았다. 전반기에 비해 투수진이 전에 없이 안정된 탓도 있지만, 야구부 창단 역사상 세 번째 해외파 스타를 배출해 냈다는 자부심도 대단했기 때문이었다. 그 중심에는 ‘한국의 데릭 지터’를 꿈꾸는 내야수 박효준(18)이 있다.
은퇴한 지터의 자리? ‘3년 내에는 나의 것’
박효준은 동문 선배 김성민(포수, 2012년 오클랜드 입단)과 윤석민(전 KIA, 2014년 볼티모어 입단)에 이어 세 번째로 해외 진출의 꿈을 이룬 선수가 됐다. 그런데 박효준이 입게 될 유니폼이 다른 구단과는 사뭇 다르다. 월드시리즈 최다 우승에 빛나는 뉴욕 양키스이기 때문이다. 데릭 지터의 은퇴로 내년 시즌부터 당장 유격수 자리에 공백이 생긴 양키스의 사정을 감안해 본다면, 내야 자원 유망주를 끌어 모으는 그들의 행보가 이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양키스는 그 동안 극동지역 스카우트에 소극적이었던 편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키스의 박효준 영입은 ‘프랜차이즈 스타’를 만드려는 그들의 노력이 잘 반영된 결과이기도 했다.
박효준은 말이 필요 없는 ‘국내 아마야구 내야 유망주 랭킹 1위’의 유망주다. 충암고 이학주(템파베이) 이후 공-수-주 실력을 두루 갖춘 인재가 나타난 셈이다. 1학년 때부터 주전에 투입되면서 맹타를 퍼붓더니, 지난해에도 전/후반기 내내 불방망이 실력을 과시하며, 팀의 청룡기 준우승을 이끌었다. 이러한 모습이 3학년때까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그의 비범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더 대단한 것은 고교 3년 중 한 번쯤 올 법할 슬럼프가 전혀 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양키스가 다른 유망주를 뒤로 하고 박효준에게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것도 바로 이러한 ‘꾸준함’과 ‘내구성’을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작 김성용 감독은 그의 또 다른 장점으로 ‘파워’를 들었다. 다소 작은 체격조건(181cm, 70kg)을 감안한다면 전혀 의외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는 경기리그에서 꽤 유명한 홈런 타자이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성남 탄천구장 외야에 설치해 놓은 그물을 훌쩍 넘기는 홈런 타구를 만들어 내며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당시를 떠올린 김성용 감독은 “탄천구장 장외 홈런은 김성민(오클랜드) 이후 (박)효준이가 두 번째다.”라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수비수로서의 능력 또한 괜찮은 편이다. 특히, 수비 순간의 스타트와 센스, 판단력 등에서는 중남미 선수들 못지 않다는 것이 김성용 감독의 의견이다. 이러한 모습을 잃지 않기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면, 양키스는 미래의 ‘데릭 지터’를 얻게 되는 셈이다.
전통적으로 이어져 온 양키스의 행보도 박효준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 준다. 양키스는 그 동안 유망주에 대한 트레이드와 FA 계약 등을 바탕으로 즉시 전력감이 되는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모든 포지션에서 그러한 행보를 보인 것은 아니다. 포수와 마무리투수, 그리고 유격수 등 이른바 ‘센터 라인’을 지키는 이들은 대부분 프랜차이즈 스타들을 썼다. 지터-리베라-포사다 등이 오랜 기간 ‘양키스의 영광’을 함께 한 것은 그래서 우연이 아닌 셈이다. 그만큼 ‘센터 라인’은 양키스의 자존심과 같았고, 그 자리를 위해 박효준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은 그래서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박효준은 정식으로 양키스행을 확정하는 자리에서 “3~4년 내 메이저리그에 진입하겠다.”라는 다부진 목표를 세웠다. 물론 아직 메이저리그를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목표가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터의 은퇴 시점과 맞물려 ‘프랜차이즈 유격수’를 키우려는 양키스의 전략적인 행보가 박효준의 성장 속도와 일치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고, 또 그렇게 될 수 있다. 이것이 현실이 된다면, 메이저리그 월드 시리즈에서 류현진(LA)이 던지고, 박효준이 칠 날이 올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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