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소리없이 강한 캡틴' 이승원, 'U-20월드컵' 강호 프랑스 잡은 일등공신

2023-05-23 09:27

23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한민국 대 프랑스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이승원이 선제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23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한민국 대 프랑스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이승원이 선제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소리없이 강하다!'

한국의 '조용한 캡틴' 이승원(강원)이 프랑스와 첫 경기에서 승리를 이끌었다.

이승원은 23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 미드필더로 선발 출격했다.

이승원은 선제골을 넣은데 이어 결승골을 도우며 한국의 2-1 승리에 앞장섰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이번 대표팀은 한국 축구의 역대 U-20 대회 도전에서 가장 화려하지 않은 팀으로 꼽힌다.

이승원은 그중에서도 '조용한, 그러나 강한' 선수다.

김은중호의 2선에는 그나마 강성진(서울), 배준호(대전) 등 눈에 띄는 선수가 많다. 이들에게 패스를 연결해 주는 게 이승원의 임무다.


연령별 대표팀 경력도 그다지 내세울 것은 없다. 고등학생 때까지는 한 번도 태극마크를 단 적이 없다.

이승원이 프랑스를 상대로 선제골을 넣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이승원이 프랑스를 상대로 선제골을 넣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단국대에 입학한 지난해 초 김은중 감독으로부터 부름을 받은 게 이승원의 연령별 대표팀 첫 발탁이다.

특별히 눈에 띄지는 않지만 기동력, 기술, 체력 등 중앙 미드필더로서 모자란 구석이 없다. 무엇보다 근면하고 성실하다.

이승원을 김은중 감독은 신뢰했다. 김은중호의 대부분 실전에 선발로 나섰고, 주장 완장까지 찼다.

중원에서 헌신적인 플레이에 앞장서는 이승원의 '조용한 리더십'은 '리틀 태극전사'들을 똘똘 뭉치게 했다.

그가 지난 3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 8강 중국전에서 부상으로 이탈하자 준결승전에 나선 선발 선수들은 이승원의 유니폼을 들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다쳐서 경기에 뛰지는 못하더라도, 마음속에서 함께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이승원이 선제골을 넣은 후 김은중 감독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이승원이 선제골을 넣은 후 김은중 감독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이승원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서도 필요할 때면 골까지 터뜨렸다. 이번 대회 전까지 김은중호 14경기에 나서 5골을 기록했다.

'주머니속에 감추어진 송곳'이 가장 중요한 첫 경기인 프랑스전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전반 22분 역습 상황에서 김용학(포르티모넨스)의 패스를 받은 이승원은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하게 골대 왼쪽으로 슈팅해 선제골을 뽑았다.

후반 19분 이영준(김천)이 넣은 두 번째 골도 이승원의 발끝에서 시작했다.

이승원이 왼쪽에서 올린 프리킥 크로스를 이영준이 방향만 살짝 바꾸는 헤더로 마무리했다. 이승원의 정교한 킥이 빛난 장면이었다.

한국은 후반 25분 알랑 비르지니우스에게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내주면서 2-1로 이겼다. 이승원이 올린 공격포인트 2개가 김은중호를 '이변의 승리'로 이끌었다.

24개 팀이 4개국씩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는 이 대회에서는 각 조 1, 2위에 조 3위(6개 조 3위 중 4개국)까지도 16강에 오를 수 있다.

이승원(오른쪽)이 프랑스 선수를 제치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승원(오른쪽)이 프랑스 선수를 제치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 최강팀으로 꼽히는 프랑스를 부순 김은중호는 16강 행 열차에 순조롭게 올라탔다.

이승원은 경기 뒤 "용학이가 치고 올라가는데 반대편에 선수가 없었다. 나도 굉장히 힘들었지만, 있는 힘 다 뽑아서 같이 올라갔더니 나에게 운이 찾아왔다"고 골 장면을 돌아봤다.

이어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승원은 경기장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영국 팝스타 앤 마리의 히트곡 '2002'를 듣곤 한다.

'소리없이 강한 캡틴' 이승원이 대한민국 축구의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낼 지 주목된다.

[전경우 마니아타임즈 기자/ckw86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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