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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575] 왜 ‘도복(道服)’을 입을까

2021-12-10 07:31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이 도복을 입고 '프랑스 갓 탤런트'에서 시범을 보이고 있다.[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이 도복을 입고 '프랑스 갓 탤런트'에서 시범을 보이고 있다.[세계태권도연맹 제공]
군인은 군복(軍服)을 입고 무도 수련자들은 도복(道服)을 입는다. 신부는 로만칼라(roman collar)를 입고, 스님이 승복(僧服)을 입는다. 유니폼은 특정 직업과 함께 정체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도복은 무예 수련을 위한 복장이다. 주로 태권도, 유도, 검도, 합기도, 가라테 등을 수련할 때 입는다. 도복은 해당 무술을 하는데 적합하게 만들어졌다. 유도 도복은 매우 질기고 깃이 두껍다. 따라서 잡기 편하고 옷이 잘 찢어지지 않는다. 태권도 도복은 손과 발을 빠르게 놀려야 하는 종목 특성에 맞게 가볍고 띠를 매지 않아도 깃이 고정이 되고, 허리가 들어가지 않고 그냥 통짜가 된다.

도복이라는 말은 ‘길 도(道)’와 ‘옷 복(服)’자가 합쳐진 한자어이다. 길이나 도리에 능한 도사(道士)가 입는 옷이나 무도 수련 때 입는 운동복이라는 의미이다. 도복은 영어로 ‘uniform’으로 번역한다. ‘uniform’은 라틴어 ‘uniforme’에서 유래했으며 중세 프랑스어 ‘unifotme’를 거쳐 영어로 넘어왔다. 하나라는 의미의 접두어 ‘uni’와 형태라는 의미의 명사 ‘form’이 합성된 ‘uniform’은 하나로 통일된 옷이라는 뜻이다.

원래 도복은 중국 도교의 도사가 입는 옷이었다. 소매 폭이 넓고 옷깃을 교대로 거듭해 띠로 묶었다. 삼베 또는 갈대로 만들어졌으며, 색은 흰색을 최상으로 하고 옷길, 소맷부리, 옷자락 등에 검은색을 붙였다. 도복은 또 승려의 별명으로 여겨진 때도 있었다.

태권도 도복은 일본 유도와 가라테의 영향을 받아 차용했다. 유도와 가라테 등은 원래 전투형 무술로 시작됐다. 일본 전통 무술들은 애초에 별도의 도복이 없었다. 평상복이나 전투 때 입는 전투복 등을 입고 수련을 했다. 전투와 생존을 위한 무술들이 스포츠화되면서 전투 복장을 간략화하는 복장이 도복으로 등장했다. 일반적인 도복은 일본 전국시대 지배층인 사무라이들이 입는 겉옷(하오리, 羽織)을 모방하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태권도 도복은 세계태권도연맹(WT)과 국제태권도연맹(ITF) 도복이 디자인 등에서는 매우 달라 보이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본질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단체의 도복은 색배합이 대조적이다. WT 도복은 소매, 바지 어느 곳에도 검은선이 들어가지 않고 딱 깃에만 검은선이 들어간다. ITF는 깃을 제외한 소매, 도련, 옆트임, 바지등에 검은선이 들어간다. 하지만 두 단체의 도복은 한복의 특징을 살리면서 심플하게 디자인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태권도의 전통성과 독자성을 표현하기 위해 한민족 고유의 한복에 어울리는 독특한 도복을 개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태권도 도복은 도장에서 수련하거나 승급 심사를 받을 때 입는다. 국기원에 가거나 태권도 경기를 할 때는 의무적으로 도복만 착용해야 한다. 해외에서 태권도를 배우는 수련생들은 도복을 한국어 발음 그대로인 ‘Dobok’라고 말한다. 한국인 사범으로부터 태권도를 수련했던 현지 사범들도 도복을 한국어 원음대로 말하며 도복이 ‘uniform’과 같은 의미라는 설명을 해준다.

근대화가 동양보다 먼저 이루어졌던 서구의 경우에는 올림픽 등 대규모 스포츠 경기가 생겨나면서 소속을 나타내고 활동하기에 편한 선수복 등을 사용하였다. 펜싱 같은 종목은 칼을 쓰는 특성상 몸보호를 위해 특정 복장을 활용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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