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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573] 왜 ‘태권무(跆拳舞)’라고 말할까

2021-12-07 13:49

태권도 시범단이 가면까지 쓰고 태권무 시범을 보이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태권도 시범단이 가면까지 쓰고 태권무 시범을 보이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바위를 낭떠러지에서 떨어뜨리면 산산조각이 나지만 솜뭉치는 안전하다”는 말이 있다. 일종의 역설이다. 경쟁의 스포츠에서 강한 것이 이기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반드시 강한 것만이 승리하지 않는다. 부드러운 힘이 강한 힘을 이길 수 있는 경우가 왕왕 나올 수도 있다. 태권도에 무용이 섞이면서 등장한 태권두(跆拳舞)는 이런 역설적 배경을 갖고 있다.

2011년 출간된 태권도 이론가 이경명의 ‘태권도 용어정보사전’에 따르면 태권무는 범기철 사범에 의해 창안됐다. 태권도의 예술화에 대한 창안 작업을 통해 태권무를 완성, 197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태권무의 공연 예술 활동을 펼쳤다. 그는 1981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첫 태권무 발표회를 가졌다.

군에서는 1998년 12월 태권무를 처음으로 선을 보였다. 당시 조선일보는 ‘온 가족이 함께 태권무 어때요?’라는 제목으로 태권무를 상세히 소개했다. 기사는 ‘태권도 기본 동작과 에어로빅,다른 춤 동작을 합성해 최근 특수전사령부가 만든 태권무는 초-중-고급형 3가지. 류병관,양진방(용인대),전익기,안세옥(경희대)교수 등 태권도 학과 교수 4명이 함께 만든 이 춤 중 집에서 가족들이 함께 해봐도 좋을 초급형을 소개한다. 단순하고 부드러운 워밍업 위주로,주로 윗몸을 이용하는 초급형 동작은 모두 35개, 2분10초짜리 소품이다. 원안은「쿵따리 샤바라」「혼자만의 사랑」「그녀와의 이별」을배경 음악으로 짰지만,4분의 4박자 곡은 어느 것이든 사용할 수 있다. 태권도에서는 아래막기와 앞서기,주먹지르기,얼굴막기,가위막기 발차기 준비 동작 등 18개를 따왔고 여기에 에어로빅의 사이드 스텝과 토(toe)터치,점핑잭,팔 스윙,무릎 들기,브레이크 등 14개,훌라훌라 박수 팔뻗기등 기타 3개 동작을 더했다’고 전했다.

태권무란 기본적으로 태권도와 춤의 기법이 결합된 것이다. 태권무의 기본이념은 무술이 갖고 있는 극한적인 절도와 파괴적인 힘을 감동적인 진ㆍ선ㆍ미의 세계로 승화시켜 이를 통해 전인적 인간완성의 길을 성취하고자 하는 예술이라는게 교과서적인 설명이다.
태권무가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만해도 논란이 많았다. 태권도라고 할 수 없는 요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태권도인가, 춤인가를 놓고 한동안 찬반시비가 있었다. 하지만 태권도과 무용이 결합된 태권무는 진화를 거듭하면서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이제는 주요 태권도 시범 등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다. 태권도 공연을 보면 거의 대부분 태권무가 중심 컨텐츠로 관심을 모은다. 태권무의 장점은 신나는 음악부터 정적인 리듬까지 어떤 음악에도 어울린다는 것이다.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이 펼치는 주요 태권도 시범에서 가장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는 것도 태권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태권무 동작은 겉보기에는 무척 화려해 보인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태권도 기술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태권무를 잘 하려면 태권도 기술을 바탕으로 춤보다는 실력을 키워야한다. 탄탄한 기본기가 받침이 되어야 기술과 동작을 바탕으로 춤과 어울려 멋진 태권무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태권도가 국내를 기반으로 해외로 퍼져나가며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정도로 세계적인 공인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꾸준히 변화하며 세계인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무도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태권무는 태권도가 글로벌하는데 적지않게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을만하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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