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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428] 왜 아웃렛 패스(Outlet Pass)라고 말할까

2021-07-08 06:38

 아웃렛 패스는 키 큰 파워포워드나 센터가 수비리바운드를 잡아 발 빠른 공격수에게 패스하는 속공 기술의 하나이다. 사진은 현 미국프로농구 최고의 아웃렛 패스능력으로 평가받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케빈 러브.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웃렛 패스는 키 큰 파워포워드나 센터가 수비리바운드를 잡아 발 빠른 공격수에게 패스하는 속공 기술의 하나이다. 사진은 현 미국프로농구 최고의 아웃렛 패스능력으로 평가받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케빈 러브. [연합뉴스 자료사진]
1990년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시카고 불스 전성 시대 때 이야기이다. 조던은 198cm로 2m 이상이 즐비한 상대팀 센터들에 비해 키는 작지만 자신의 골밑에서 상대 리바운드를 막기위해 교묘하게 박스 아웃(Box Out)을 치고 있다가 생고무공 같은 탄력으로 공중볼을 가로채 재빠르게 2대1 속공이 이어지도록하는 아웃렛 패스(Outlet Pass)를 자주 보여주었다. 조던의 아웃렛 패스는 미국프로농구(NBA)를 한층 아름답게 만들어준 명장면이었다.

아웃렛 패스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은 빠른 속공을 생각하면 된다. 자신들의 골대에서 수비리바운드 또는 스틸로 공을 가로채 공격수에게 신속한 패스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몸집이 큰 선수가 하는 경우가 많다. 공을 잡아 머리 위에서 패스를 한다. 앨리웁(Alley-Oop)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제대로만 하면 관중들에게 짜릿한 맛을 느끼게 해준다.

인터넷 용어사전에 따르면 원래 아웃렛 패스는 어떤 것으로부터 빠져나간다는 의미인 ‘Outlet’과 연결한다는 의미인 ‘ Pass’의 합성어이다. 아울렛은 강하구라는 뜻도 갖고 있다. 1892년 전기 배선감지 장치를 연결하는 ‘Socket’의 뜻으로도 쓰였다. 1933년부터는 여러 제품을 파는 소매점이라는 의미로도 활용됐다.

매리업 웹스터 사전에 의하면 농구에서 아웃렛 패스라는 말이 처음 쓰인 것은 1963년이다. 속공인 패스트 브레이크(Fast Break)가 1930년대 하프코트를 10초안에 넘어가는 룰이 만들어지면서 활발해졌다. (본 코너 417회 ‘왜 패스트 브레이크(Fast Break)를 속공(速攻)이라 말할까’ 참조) 아웃렛 패스는 속공 작전이 발전하면서 만들어진 공격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아웃렛 패스를 잘 하려면 속공을 위해 멀리 던져야 하기 때문에 힘과 정확도가 필요하다. 대개 수비리바운드에서 잡아 한 번에 하프코트를 넘어 동료선수에게 곧장 길게 패스해야 한다. 패스는 포워드나 센터가 잡아 발빠른 가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한때 아웃렛 패스를 상대를 속이는 기술로 혹평을 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 던질지 사전 예측하고 상상력을 발휘해야만 하는 기술이라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었다.

NBA에선 역대 최고의 선수들이 아웃렛 패스에 아주 능했다. 빌 월튼, 빌 러셀, 카림 압둘 자바, 데니스 로드맨, 팀 던컨, 케빈 러브 등이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샌안토니오 스퍼스에서 데이비스 로빈슨과 함께 막강한 ‘트윈 타워’를 형성했던 팀 던컨은 최고의 아웃렛 패스 능력을 보여주며 NBA 챔피언 5회를 수상했다. 현재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미국대표팀 감독을 맡은 그레그 포프비치의 지휘하에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던컨의 지원으로 빠른 농구를 펼칠 수 있었다. 그는 탁월한 감각, 힘, 코트 비전과 패스 기술로 현란한 아웃렛 패스 능력을 발휘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특히 케빈 러브는 현재 NBA 최고의 아웃렛 패스 테크니션으로 평가받는다. 농구 명문 UCLA를 졸업,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를 거쳐2014년부터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서 파워포워드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203cm의 키로 탁월한 리바운드 능력을 갖추며 아웃렛 패스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킹’ 르브론 제임스가 클리블랜드에서 활약할 때인 2016년 서로 절묘한 호흡을 이루며 NBA 챔피언을 이끌기도 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드림팀 멤버로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하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그는 도쿄올림픽에도 미국 대표팀에 선발됐다.

국내프로농구서는 초창기 주로 외국인 선수들이 아웃렛 패스를 선보였다. 당시 국내에 아웃렛 매장이 인기를 끌었는데 아웃렛 패스는 새로운 농구용어로 알려졌다. 왜 아웃렛 패스가 됐는 지 잘 모르면서 그냥 멀리 던지는 빠른 속공 정도로 이해했다.

이전 국내 선수들은 시원하게 아웃렛 패스를 하는 선수가 없었다. KCC의 전신 현대전자는 파워포워드 조니 맥도웰과 재키 존스, 로렌조 홀 등을 앞세워 프로농구를 평정했다. 재키 존스는 특히 조니 맥도웰과 ‘트윈 타워’를 형성하며 국내 프로농구에서 아웃렛 패스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이상민-조성원-추승균은 둘의 ‘트윈 타워’의 뒷받침으로 골밑 부담을 갖기 않은 채 장기인 속공과 슛을 마음대로 쏠 수 있었다. 아마도 현재까지 아웃렛 패스로 가장 성공한 팀은 현대전자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조니 맥도웰은 최장수 외국인 선수로 7번의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던 최고의 선수였다.

현재 국내 프로농구서는 주요 팀마다 아웃렛 패스를 구사하는 파워맨들이 많다. 이들은 패스 하나만으로도 팀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시원한 경기를 펼친다. 20여년전 초창기 프로농구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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