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아섭은 누구보다 화려한 기록을 쌓아왔다. 통산 최다 안타를 기록하며 KBO리그 최초 3,000안타에 도전할 선수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38세가 된 올해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2026시즌을 앞두고 FA 시장에서 한동안 팀을 구하지 못했고, 결국 한화와 1년 연봉 1억원에 계약했다. 이후 두산으로 트레이드됐지만 1·2군을 오가는 등 입지가 예전 같지 않다.
3,000안타라는 거대한 목표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지금의 손아섭에게 더 현실적인 문제는 '얼마나 더 선수로 뛸 수 있느냐'다. 대기록을 향한 도전과 선수 생활의 황혼기가 동시에 겹쳐 있는 셈이다.
반면 서건창의 이야기는 정반대다. 한 시즌 200안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전성기를 보냈지만 부상 이후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4년 KIA에서 타율 0.310을 기록하며 반등하는 듯했지만, 2025년에는 다시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방출됐다. 한때 리그 최고의 2루수였던 선수가 정말 은퇴를 고민해야 할 상황까지 몰렸다.
그런데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순간, 친정팀 키움이 손을 내밀었다. 서건창은 올해 키움으로 돌아와 완전히 달라졌다. 타율 0.323, 107안타를 기록하며 5년 만에 100안타를 돌파했고, 팀 내 야수 WAR 1위에 오를 만큼 존재감을 보여줬다. 키움은 그의 경기력과 리더십을 재평가해 기존 2년 최대 6억원 계약에 옵션을 추가했고, 최대 수령액을 12억원으로 두 배 높였다.
한 명은 화려한 기록의 끝자락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고, 다른 한 명은 끝난 줄 알았던 선수 인생을 다시 써 내려가고 있다. 두 선수 모두 KBO리그에서 이미 충분한 발자취를 남긴 베테랑이다. 그러나 2026년, 야구가 두 사람에게 던진 과제는 달랐다. 손아섭에게는 남은 시간을 증명하는 일이, 서건창에게는 다시 얻은 기회를 증명하는 일이 됐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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