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러한 현상의 기저에는 부산·울산·경남 지역민들에게 롯데 자이언츠가 단순한 프로스포츠 구단을 넘어 지역의 정체성과 일상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는 특수성이 존재한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야구에 대한 애증은 성적 부진으로 인해 쉽게 식지 않으며, 오히려 팀이 위기에 처할수록 팬들이 결집하는 독특한 충성 문화를 형성해 왔다. 승패를 떠나 사직구장에서 '부산 갈매기'를 제창하고 응원가를 부르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행위 자체가 지역 사회의 강력한 문화 콘텐츠로 기능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팬들의 이 같은 헌신적인 지지와 열정은 역설적으로 구단을 향한 거센 비판의 목소리로 이어진다. 매년 막대한 관중 수익과 흥행 성과를 거두면서도 구단이 이에 걸맞은 성적이나 프런트의 전문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팬들은 매 시즌 반복되는 허술한 전력 보강과 효율성 없는 선수 육성 시스템을 보며, 구단이 '화수분 같은 팬심'에 기대어 안일한 경영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특히 팬들의 자발적인 티켓 구매와 굿즈 소비가 구단의 경영 쇄신이나 전력 투자로 유기적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박탈감이 크다. 명확한 중장기 비전이나 리빌딩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한 채 매번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일관하는 구단의 모습은 팬들의 피로감을 가중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흥행 자산이자 독보적인 팬덤을 보유한 롯데 자이언츠가 진정한 명문 구단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제 구단 스스로의 뼈를 깎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종교 수준'의 팬들이 보내주는 헌신적인 사랑과 만원 관중의 경제적·정서적 가치가 단순한 흥행 수치에 그치지 않고, 체계적인 프런트 운영과 성과로 증명되어야만 팬들의 상처받은 자부심을 치유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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