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4(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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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 금메달리스트 리듬체조 임채연...늦은 출발이 만든 단단한 성장 곡선

- "어제의 나보다 하나라도 더" 리듬체조 임채연이 매트 위에서 배운 것

2026-08-14 11:21

사진=임채연
사진=임채연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 리듬체조는 여섯, 일곱 살에 첫 발을 딛는 종목이다. 임채연(용인 신봉고)이 매트에 처음 올라선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말이었다. 또래보다 몇 해 늦은 출발이었지만, 그는 입문 2년 만에 꿈나무 국가대표에 발탁됐고 이후 청소년 국가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지난해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여자 18세 이하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작은 단순했다.

"처음에는 그냥 리듬체조가 예쁘고 멋있다는 생각이 컸어요. 음악에 맞춰서 움직이는 것도 좋았고, 제가 한 동작을 조금씩 완성해가는 과정이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골프를 비롯해 여러 운동을 거친 뒤였다. 그를 붙잡은 것은 몸을 쓰는 즐거움만이 아니었다.

"다른 운동도 재미있었지만 리듬체조는 운동만 하는 게 아니라 음악이나 표현까지 같이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 특별했던 것 같아요. 같은 동작이라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게 재미있었어요."

"비교하면 제가 더 힘들어지니까"

늦게 시작한 만큼 채워야 할 것이 많았다. 이미 몇 해씩 앞서 있던 또래들을 보며 조급했던 시기도 있었다.

"처음에는 당연히 잘하는 친구들을 보면 조급하기도 했는데, 비교하면 제가 더 힘들어지는 것 같아서 그냥 어제의 저보다 하나라도 더 잘하자는 생각으로 했어요. 부족한 만큼 연습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 시간이 쌓여 성과가 됐다. 2022년 홍콩 퀸즈컵에서 볼·곤봉·리본·개인종합 4관왕, 일본 쇼윈컵에서 리본·개인종합 2관왕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해 전국체전 시상대 맨 위에 섰다. 결과를 들은 순간을 그는 이렇게 기억한다.

"진짜 믿기지가 않았어요. 결과를 듣고도 바로 실감이 안 났던 것 같아요. 기쁘기도 했는데 그동안 힘들었던 순간들이 한꺼번에 생각나면서 '그래도 내가 해냈구나'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어요."

이 금메달은 개인의 성취에 그치지 않았다. 경기도 체조팀은 이 대회에서 종목점수 2천360점을 기록해 인천시를 단 1점 차로 제치고 종합 우승 2연패를 달성했다. 리듬체조에서 나온 금메달이 승부를 갈랐다.

메달 이후 달라진 것을 묻자 그는 부담이라는 단어 대신 책임감을 꺼냈다.

"주변에서 저를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 달라진 것 같고, 저 스스로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졌어요. 좋은 결과를 얻은 만큼 그걸 유지하고 더 발전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생긴 것 같아요."

그 말은 성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임채연은 올해 6월 KBS 전국리듬체조대회 고등부 개인종합 2위, 7월 회장배 전국리듬체조대회 고등부 개인종합 2위에 오르며 시상대를 지켰고, 7월 말 한국중고연맹회장배에서는 개인종합 1위를 차지했다. 여름 한 달 반 사이 세 개 대회에서 모두 상위권을 놓치지 않으며 기복 없는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사진=임채연 2026.7 한국중고연맹회장배 개인종합 1위(가운데)
사진=임채연 2026.7 한국중고연맹회장배 개인종합 1위(가운데)

곤봉을 좋아하고, 볼과 씨름하는 선수

훈련은 오전부터 오후까지 이어진다. 기본기, 작품 연습, 수구 훈련이 하루 안에 반복된다.

"그중에서도 작품을 완성도 있게 만드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것 같아요. 같은 동작을 계속 연습하면서 조금씩 수정해나가는 과정이 많아요."

네 개의 수구 중 그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것은 곤봉이다. "음악이랑 움직임을 표현하는 게 재미있어서"라는 이유다. 반대로 까다로운 종목으로는 볼을 꼽았다.

"수구를 정확하게 컨트롤하면서 동작까지 같이 해야 해서 집중을 많이 해야 해요."

새 기술이 벽에 부딪힐 때의 방식도 분명하다.


"계속 안 된다고 무작정 반복하기보다는 일단 왜 안 되는지를 생각해보려고 해요. 자세나 타이밍 같은 작은 부분을 하나씩 고치다 보면 어느 순간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도 안 되면 될 때까지 하는 편인 것 같아요."

경기 직전 긴장을 다루는 방법 역시 정면돌파에 가깝다.

"긴장하지 않으려고 하기보다는 '긴장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그냥 제 연기를 하려고 해요."

사방 12m의 매트 위, 음악이 시작되는 순간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그 순간에는 주변이 잘 안 들리고 음악이랑 제 움직임에만 집중되는 것 같아요. 훈련할 때는 계속 실수했던 장면도 생각나는데, 막상 음악이 시작되면 '지금까지 준비한 걸 보여주자'라는 생각만 들어요."

사진=임채연
사진=임채연

△"제 색깔이 확실한 선수가 되고 싶어요"

성인 무대 진입을 앞둔 지금, 그가 신경 쓰는 것은 기술만이 아니다.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표현력이나 경기 운영에서도 더 성숙한 선수가 되고 싶어서 그런 부분을 많이 신경 쓰고 있어요."

언젠가 해보고 싶은 작품도 있다.

"나중에는 조금 강렬하고 카리스마 있는 분위기의 음악으로 제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작품도 해보고 싶어요."

가까운 목표를 묻자 성적 이야기가 아닌 답이 돌아왔다.

"당장 있는 경기에서 제가 준비한 만큼 제대로 보여주는 게 가장 큰 목표예요. 결과도 중요하지만 일단 제 연기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5년 뒤의 모습을 그려달라는 질문에도 같은 결의 답이 이어졌다.

"기록이나 결과만으로 기억되는 선수보다는, 경기를 봤을 때 '저 선수 진짜 멋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제 색깔이 확실하고, 중요한 순간에 믿고 경기를 맡길 수 있는 선수가 되어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진=임채연과 어머니
사진=임채연과 어머니

인터뷰 말미, 스스로를 세 단어로 표현해달라고 하자 그는 잠시 뒤 답했다. 승부욕, 끈기, 솔직함.

"승부욕이 있어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큰 편이고, 힘들어도 일단 끝까지 해보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제 생각이나 감정을 숨기기보다는 솔직하게 표현하는 편인 것 같아요."

감사를 전하고 싶은 사람을 묻는 마지막 질문에서 그는 지도자를 먼저 떠올렸다.

"제가 힘들거나 부족한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봐주신 선생님께 정말 감사해요. 제가 혼자였다면 지금까지 오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앞으로는 좋은 결과로 보답하고 싶어요."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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