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창기의 통산 기록을 들여다보면 이 의문은 더 선명해진다. 800경기를 훌쩍 넘는 출전 경기 수에 비해 그가 기록한 통산 홈런은 고작 17개에 불과하다. 2020시즌 5개를 기록한 뒤 매 시즌 손에 꼽을 정도의 홈런만을 기록해왔고, 지난해 5월 13일 이후로는 111경기째 홈런 가동을 멈춘 상태다. 심지어 프로야구 최단신·최경량급인 163cm, 62kg의 삼성 라이온즈 김성윤조차 올해 3개의 홈런을 쏘아 올린 것과 비교하면 덩치에 걸맞지 않은 수치다.
이를 두고 야구계와 팬들 사이에서는 근본적인 질문이 이어진다. 과연 그는 홈런을 '안' 치는 것일까, 아니면 '못' 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철저히 의도된 선택이자 타격 전략의 결과물이다. 홍창기는 공을 띄워 멀리 보내는 거포형 어퍼스윙 대신, 투구 궤도에 맞춰 배트를 간결하게 내리며 강하고 빠른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생산하는 데 특화되어 있다. 외야수 키를 넘기거나 가르는 2루타는 무수히 만들어내지만, 타구 각도가 낮기 때문에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으로 연결될 확률은 낮을 수밖에 없다.
거구의 체격에서 나오는 파워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1번 타자로서 본인이 풀스윙으로 홈런을 노리는 것보다, 스트라이크와 볼을 정확히 골라내며 출루하거나 팀 배팅에 집중하는 것이 팀 승리에 훨씬 이득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투수를 끈질기게 괴롭히며 볼넷을 얻어내고, 4할에 육박하는 출루율로 뒤의 중심 타선에 밥상을 차려주는 것, 그것이 바로 홍창기가 살아남는 방식이자 팀이 그에게 기대하는 역할이다.
그렇다 해도 무홈런은 너무하다. LA 다저스의 1번 타자 오타니 쇼헤이처럼 경기마다 담장을 펑펑 넘기며 상대를 압도하라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출루가 우선이고 팀 배팅이 지상 과제라지만, 190cm에 가까운 체격을 가진 타자가 111경기 동안 홈런 손맛을 보지 못한다는 건 팬들의 헛헛함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투수 입장에서도 볼넷만 골라내는 타자보다는 언제든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위협적인 장타력을 품은 타자가 훨씬 까다로운 법이다.
타격 폼을 바꾸라는 것도 아니다. 다만, 평년작은 하라는 게 팬들의 주문이다. 홍창기가 언제 시즌 1호 홈런을 칠지 주목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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