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의 향방을 가른 것은 점수 차가 촘촘한 경기 후반, 양 팀이 마주한 '2사 만루'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관리 능력이었다. 8위 롯데는 8회초 수비에서 2사 만루의 고비를 넘기기 위해 팀이 가장 신뢰하는 마무리 최준용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올 시즌 리그 최고의 해결사로 군림 중인 LG 오스틴 딘에게 초구를 공략당하며 치명적인 역전 만루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는 경기 후반을 확실하게 책임질 확실한 소방수의 부재와 승부처에서의 집중력 부족이라는 롯데의 고질적인 약점을 여실히 드러낸 장면이었다.
반면 1위 LG의 저력은 9회말 롯데의 매서운 추격이 휘몰아친 순간에 빛났다. 8-7, 1점 차까지 쫓기며 사직구장의 압박감이 극에 달한 2사 만루 위기 상황에서 마무리 손주영은 침착하게 마지막 타자를 돌려세우며 승리를 매조지었다. 단 한 번의 흔들림 없이 승리를 지켜내는 손주영의 뚝심과 대담함은, 위기 속에서도 결코 무너지지 않는 선두 LG의 단단한 불펜 뎁스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결국 도망갈 곳 없는 만루라는 똑같은 위기 상황에서 한 팀은 홈런을 얻어맞으며 무너졌고, 다른 한 팀은 악착같이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며 승리를 지켜냈다. 고비 때마다 터지는 확실한 한방과 뒷문의 안정감으로 승리를 공식화하는 1위 LG와, 끈질긴 추격전 속에서도 마지막 한 끗이 모자라 고개를 숙이는 8위 롯데의 현주소가 사직의 2사 만루 승부처에서 그대로 투영됐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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