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5(금)

야구

'손성빈에만 돌 던질 수 있나?' 허무하게 동점포 허용한 정철원이 더 문제...롯데,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져

2026-06-03 10:02

정철원
정철원
야구에서 기껏 역전해 놓으면 다음 이닝에 바로 동점 홈런을 맞는 투수만큼 벤치와 팬들의 맥을 빠지게 하는 존재는 없다. 경기 막판 타선이 모든 집중력을 쥐어짜 내 만들어낸 극적인 리드를 날려버리는 불펜 투수의 피홈런은 팀 전체의 사기를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치명적인 일격이다.

2일 롯데 자이언츠 대 KIA 타이거즈 경기. 경기 종료 후 비난의 화살은 9회말 결정적인 '포일'을 범한 포수 손성빈에게 쏟아졌다. 안타 없이 주자를 3루까지 보내며 사실상 끝내기 패배의 발판을 마련한 실책이었기에 포수로서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경기를 패배로 몰고 간 진짜 '패배의 근원'이 누구인지 복기해 본다면, 비난의 방향은 8회말 마운드에 있던 정철원을 향해야 마땅하다.

롯데는 8회초 타선의 엄청난 집중력과 상대 실책을 묶어 대거 4득점하며 0-3의 열세를 4-3으로 뒤집는 기적 같은 역전극을 썼다. 심지어 그 역전타의 주인공이 바로 손성빈이었다. 팀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고, 승리를 위한 9부 능선을 넘은 듯했다.

하지만 승리를 지키기 위해 8회말 등판한 정철원은 허무하게 무너졌다. 선두타자 나성범을 상대로 던진 슬라이더가 치명적인 실투가 되면서 동점 솔로 홈런을 얻어맞은 것이다. 타자들이 온 힘을 다해 빼앗아 온 흐름에 불과 몇 분 만에 찬물을 끼얹은 허탈한 피홈런이었다. 벤치의 계산은 모두 꼬였고, 승리를 확신하던 선수단은 순식간에 탈력감에 빠졌다.

결국 9회말 손성빈이 저지른 포일 역시 8회말 정철원의 블론세이브가 불러온 '스노우볼'이었다. 기껏 역전한 경기가 한순간에 동점이 되면서, 9회말 수비에 나선 야수들과 포수 손성빈에게는 '하나만 더 주면 끝난다'는 극심한 심리적 압박감이 도미노처럼 밀려왔다. 손성빈의 실책은 경기를 미궁으로 빠뜨린 팀의 보이지 않는 과부하가 끝내기 상황에서 터져 나온 결과물에 가깝다.

기록지상 마지막 패배의 순간에는 손성빈의 이름이 크게 남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진흙탕 싸움으로 만들고 팀의 맥을 완전히 풀어버린 진짜 패인은 8회말 리드를 지키지 못한 정철원의 아쉬운 피홈런이었다. 어제 경기에서 과연 손성빈에게만 돌을 던질 수 있는 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롯데는 요즘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고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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