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9월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엔트리 제출 시한을 앞두고 한국 야구의 최대 라이벌인 대만이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왼손 투수 왕옌청을 대표팀으로 선발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야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해 KBO리그에 입성해 한화 선발진의 한 축을 꿰찬 왕옌청은 뛰어난 활약으로 한국 야구에 완벽히 연착륙했다.
대만야구협회가 왕옌청의 차출을 공식 요청할 것이 유력해지자, 일각에서는 한화 구단의 전력 공백과 부메랑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시안게임이 치러지는 9월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가르는 막바지 순위 경쟁이 벌어지는 시기인데다, 한국 타자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왕옌청이 대만 대표팀의 '한국 저격수'로 나설 경우 우리 대표팀의 아시안게임 5연속 우승 가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를 빌미로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을 주저하거나 가로막는 것은 프로 스포츠의 상식과 스포츠맨십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국제적인 시선과 장기적인 리그 발전 측면에서도 왕옌청의 차출은 쿨하게 허용하는 것이 맞다. 올해 야심 차게 도입한 아시아 쿼터 제도의 성공과 향후 우수한 해외 유망주 영입을 위해서라도 선수의 국가대표 명예와 애국심을 존중하는 품격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왕옌청이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하는 것은 오히려 KBO리그의 수준과 육성 능력을 국제적으로 증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대만이 우리 타자들을 잘 아는 왕옌청을 내세운다면, 한국 대표팀은 실력으로 그 공을 받아치고 승리하면 그만이다. 한화 구단 역시 단기적인 전력 손실에 전전긍긍하기보다 대체 자원을 발굴하는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 치사한 꼼수 없이 왕옌청을 기분 좋게 보내주고 그라운드 위에서 정정당당한 명승부를 펼치는 것이 야구 선진국을 지향하는 한국 야구가 보여주어야 할 진짜 자존심이다. 한국 팬들도 왕옌청이 한국전에서 호투한다해도 결코 그를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