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는 한화가 그럴 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정우주를 빼면 누가 그를 대신할 수 있느냐는 현실적인 고민에 빠지게 된다. 애초에 정우주가 선발 한 자리를 꿰찬 것은 토종 에이스 문동주의 부상 공백 때문이다. 당장 그를 로테이션에서 제외할 경우 선발진에 거대한 구멍이 뚫린다. 퓨처스 리그를 둘러봐도 당장 1군에 올라와 5이닝을 계산 서게 막아줄 만한 준비된 선발 자원이 고갈된 상태다. 과거 선발 뎁스를 진작에 두껍게 만들어 놓지 못한 실책이 지금의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정우주를 2군으로 보내 편안한 환경에서 선발 수업을 받게 하는 것이 이상적인 육성 방향이지만, 한화에게는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다. 구위 자체는 확실한 강점이 있기에 벤치는 그를 쉽게 포기할 수 없다.
결국 현재로서 가능한 현실적인 타협안은 정우주에게 긴 이닝을 맡기지 않고 타순이 한 바퀴 돌 때까지만 짧고 강하게 쓰며 뒤이어 롱릴리프를 붙이는 '1+1' 운용이나 불펜 데이뿐이다. 이마저도 과부하 위험을 동반한다.
한화는 성적과 육성을 동시에 잡아야 하는 가혹한 숙제를 안고 있다. 진작에 대비하지 못한 과거의 안일함이 뼈아프게 다가오는 시점이다. 당장의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한화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은 정우주가 1군 마운드라는 용광로 속에서 스스로 매를 맞아가며 깨어나길 바라는 것, 그리고 타선과 불펜이 이 악물고 그의 뒤를 받쳐주는 것뿐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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