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7(화)

야구

롯데에 밥상 차리는 '레이타니'가 있다고? 근데 누가 먹고 설거지 하노?' 레이예스 1번타자 기용의 '함정'

2026-03-17 08:17

빅터 레이예스
빅터 레이예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 던진 '레이예스 1번' 카드가 2026시즌 초반 야구계를 뒤흔들고 있다. KBO 역대 최다인 202안타를 몰아친 '안타 제조기' 빅터 레이예스를 리드오프에 배치해 경기 시작부터 화력을 쏟아붓겠다는 전략이다. 마치 LA 다저스가 오타니 쇼헤이를 1번에 세워 상대 선발을 초토화하는 '강한 1번' 트렌드를 사직구장에 이식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제는 롯데가 다저스가 아니라는 데 있다. 다저스의 오타니 뒤에는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이라는 MVP급 '해결사'들이 줄을 잇는다. 오타니가 밥상을 차리면 베츠가 수저를 들고, 프리먼이 설거지까지 완벽하게 끝내는 구조다. 투수 입장에서는 오타니를 피해도 지옥이 기다린다.

반면 현재 롯데의 타선 뎁스는 레이예스의 출루를 득점으로 연결하기에 지나치게 헐겁다.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할 전준우는 어느덧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이며, '포스트 이대호'로 기대를 모은 한동희는 부상으로 시즌 초반 전열에서 이탈할 것으로 보인다. 레이예스가 출루해도 뒤를 받칠 타자들이 범타와 병살타로 기회를 무산시킨다면, 레이예스는 루상에서 외롭게 팀의 무기력한 공격력을 지켜봐야만 한다.


상대 팀 투수들의 대응도 뻔해질 수밖에 없다. 레이예스만 철저히 경계하고 나머지 타자들과 승부하는 '레이예스 고립 작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레이예스가 오타니급 활약을 펼치더라도 팀 성적은 제자리걸음인 '영양실조 야구'의 역설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레이타니' 전략이 성공하려면 레이예스가 차린 밥상을 맛있게 먹어치울 '먹보'들이 각성해야 한다. 윤동희 등 젊은 피들이 레이예스의 출루를 득점으로 치환하지 못한다면, 롯데의 파격적인 실험은 결국 '고립된 에이스의 비극'으로 끝날 위험이 크다. 화려한 1번 타자 뒤에 가려진 텅 빈 식탁, 롯데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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