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라스의 FA 전략은 알고 보면 참으로 간단하다. 선수가 필요한 구단에 접근, 원하는 금액을 제시한다. 시장 가격과 동떨어진, 터무니 없는 액수다. 그리고는 수락할 때까지 마냥 기다린다. 양보도 협상도 없다. 오로지 원하는 금액을 고수한다. 스프링 트레이닝에 참가하지 않아도 신경 쓰지 않는다. 시즌이 개막되어도 느긋하다. 시간은 자기 편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다리기 전략'은 그동안은 성공했다. 대부분의 구단들은 백기를 들고 보라스가 원하는 조건을 받아들였다.
그런 보라스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기 위해 선수들은 줄을 선다.
하지만 보라스의 전략은 이제 수명을 다 한 분위기다. 구단들이 보라스의 기다리기 전략에 더 이상 굴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 맷 채프먼, 코디 벨린저 모두 원하는 금액에 계약하지 못했다.
게다가, 이들은 계약이 늦어지는데도 시즌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 자신의 능력을 과신한 탓이다.
결국 이들은 계약한 팀에 뒤늦게 합류했다가 대망신을 사고 있다. 하나 같이 부진한 성적으로 팬들을 실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이영상 2회 수상자 스넬은 마이너리그에서 연습할 필요가 없다며 고집을 피우다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스넬은 5경기에 선발 등판, 3패에 평균자책점 10.42를 기록했다. 19이닝밖에 던지지 못했다.
계속되는 부진에 스넬은 뒤늦게 후회했다.
더 머큐리뉴스 등 미국 매체들은 28일(한국시간) "스프링 트레이닝에 갔어야 했다"며 "나는 시즌 준비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쉽지 않았다. 빅리그에서 첫 경기를 펼칠 때까지 빅리그 타자를 상대하지 못했다. 힘들다. 다 핑계지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보라스 고객인 후안 소토, 피트 알론소 등 거물 FA들이 시장에 나온다.
보라스가 어떤 전략으로 나올지 궁금하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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