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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003] 남한은 ‘단일팀’, 북한은 ‘유일팀’이라고 각기 다른 말을 쓴 까닭

2023-05-31 14:08

 2018 세계선수권대회(단체전)에서 남북 여자 탁구팀이 전격적으로 단일팀을 구성키로 합의한 후 관중들에게 함께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두 팀은 단체전 8강 대결이 예정돼 있었지만 단일팀 구성에 합의함에 따라 경기 없이 4강에 진출, 동메달을 확보했다. 한국 탁구가 남북 단일팀을 구성한 것은 사상 첫 단일팀이었던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 이후 27년 만이다.[연합뉴스 자료사진]
2018 세계선수권대회(단체전)에서 남북 여자 탁구팀이 전격적으로 단일팀을 구성키로 합의한 후 관중들에게 함께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두 팀은 단체전 8강 대결이 예정돼 있었지만 단일팀 구성에 합의함에 따라 경기 없이 4강에 진출, 동메달을 확보했다. 한국 탁구가 남북 단일팀을 구성한 것은 사상 첫 단일팀이었던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 이후 27년 만이다.[연합뉴스 자료사진]
남북한은 역대 스포츠 교류를 하면서 서로 다른 말을 사용해 큰 불편을 겪었다.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연합팀 구성을 할 때도 팀명칭을 놓고 남북한은 각기 다른 명칭을 썼다. 남한은 단일팀, 북한은 유일팀으로 불렀던 것이다. 남한이 쓴 단일팀은 ‘단일(單一)’이라는 한자어와 영어 ‘팀(team)’의 합성어이다.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면 ‘단일’이라는 말이 32회나 검색돼 오래전부터 써왔던 단어임을 알 수 있다. 북한이 쓴 ‘유일팀’은 ‘유일(唯一)’이라는 일본식 한자어와 영어 ‘팀’의 합성어이다. 유일은 오직 하나라는 의미로 ‘유일무이(唯一無二)’라고 말 할 때 쓰는 말이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59년 5월30일자 ‘조장관(曹長官),파슨스씨(氏)와 회담(會談)’ 기사는 ‘【워싱톤이십구일발(二十九日發)AP급전(急電)=합동(合同)】조정환외무장관(曹正煥外務長官)은 이십구일(二十九日) 한국정부(韓國政府)는 북한선수(北韓選手)들이 한국선수(韓國選手)들과 더붐어국제(國際)「올림픽」경기(競技)에 참가(參加)할수있도록 허용(許容)하는여하(如何)한 조치(措置)에도 반대(反對)할것이라고말하였다 조장관(曹長官)은 미국무성방문(美國務省訪問)을마친후기자(後記者)들에게『우리는생존(生存)과자유(自由)를위해공산주의(共產主義)와싸우고있으며 또한체육(體育)만을위해 살고있는것이아니다』라고 말하고『우리는 북한(北韓)이 국제(國際)「올림픽」경기(競技)에참가(參加)하는데 반대(反對)한다 우리는 소극적(消極的)인 반대(反對)만으로는 충분(充分)치않다고생각한다』고 강조(强調)하였다 조장관(曹長官)은 국제(國際)「올림픽」위원회(委員會)(IOC)가 그위원장(委員長)「아버리·브런디ㅅ지」씨(氏)에게 가까운 장래(將來)에남북한(南北韓)「올림픽」위원회대표(委員會代表)들과만나 내년(來年) 나마(羅馬)에서열리는「올림픽」대회(大會)에단일(單一)「팀」을파견(派遣)하도록종용(慫慂)해보라고 위임(委任)했다는「뮤니히」로부터의보고(報告)를 듣고 그와같이 말하였다’고 전했다.
북한이 ‘유일’이라는 말을 쓴 것은 김일성이 생각하는 대로 사고하고 가리키는 대로 행동하는 정신 행동 체계를 의미하는 ‘유일사상(唯一思想)과 연관성을 갖게 하기 위한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발간한 한국민족문학대백과에 따르면 북한은 1968년 4월 22일에 개최된 당 제4기 17차 전원회의에서 당시 내각 제1부수상이였던 김일(金一)은 보고를 통해 “당의 유일사상체계를 세운다는 것은 혁명수행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멀리 내다보는 정치적 수령의 사상으로 전당이 무장하고, 그에 기초하여 모든 당원들의 사상의지 행동에 완전하고 무조건의 혁명사상을 주도적 지침으로 삼고 당중앙위원회의 유일적 지도 밑에 혁명투쟁과 건설사업이 진행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유일사상체계란 김일성의 사상만을 알고 그 사상과 의지대로만 사고하고 행동하며 북한주민들이 김일성 이외에는 모른다는 신념을 갖게 하고, 그럼으로써 김일성의 사상을 유일한 지도적 지침으로 하여 김일성의 유일적 지도하에 혁명과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1991년 지바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남북한 혼성팀을 구성해 여자 단체전에서 중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남북한 선수들은 아리랑 국가와 파란색 한반도 지형이 그려진 한반도기를 국기를 앞세워 시상식을 갖는 감격을 맛봤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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