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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831] 왜 수영에서 ‘referee’를 ‘심판장(審判長)’이라 말할까

2022-10-26 07:31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티스틱 프리 콤비네이션 예선에서 심판들이 소개를 받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티스틱 프리 콤비네이션 예선에서 심판들이 소개를 받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심판(審判)은 일본식 한자어이다. ‘살필 심(審)’과 ‘판단할 판(判)'이 합쳐진 심판은 운동경기에서 경기 규칙의 준수 여부나 승패를 판정하는 사람으로 풀이할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니 심판이라는 단어는 1880년 고종이후에 13번 등장한다. 이는 심판이라는 말이 일본의 영향을 받아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된 것임을 유추하게 한다.

운동 종목에 따라서 심판을 영어로 ‘레프리(referee)’, ‘엄파이어(umpire)’, ‘저지(judge)’로 부른다. (본 코너 154회 ‘왜 ‘Umpire’을 ‘심판(審判)’이라 말할까‘, 513회 ’배구에서 레프리(Referee)를 심판(審判)이라 말하는 이유‘ 참조)

수영에선 ‘referee’를 심판장(審判長)이라고 말한다. 심판장은 심판 중에 최고라는 뜻이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따르면 레프리는 1600년대초부터 처음 사용한 기록이 있다. ‘알아보다’는 동사 ‘Refer’와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ee’가 붙여진 말이다. 동사 ‘Refer’은 다시를 뜻하는 접두사 ‘Re’와 옮기다는 의미인 ‘Fer’를 붙여서 다시 옮기거나 참고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레프리는 어원에서 유래하듯 다시 살펴보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수영에서 레프리를 심판장이라고 명명한 것은 여러 심판들 가운데서 최종 판정을 내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수영연맹(FINA) 규정에 따르면 공식 수영 경기에는 ‘컨트롤실 주임(Conrtol-room Supervisor)’, ‘ 스타터 (Starter)’, ‘소집원 (Clerk of Course)’, ‘반환심판주임 (Chief Inspectors of Turns)’, ‘반환심판원 (Inspectors of Turns)’, ‘영법심판 (Judges of Stroke)’, ‘계시주임 (Chief Timekeeper)’, ‘ 계시원 (Timekeepers) ’, ‘착순심판주임 (Chief Finish Judge)’ 등을 운영해야 한다.

수영 심판장은 모든 임원을 통제, 관할하고 그들의 임무를 승인하며 대회와 관련된 모든 특수 사항 및 규칙에 관해 지시해야 한다. 심판장은 FINA의 모든 규칙 및 결정을 시행해야 하며 대회의 진행과 종목이나 경기에 관련된 모든 문제를 결정해야하며 규정에 의해 해결되지 못하는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레프리를 심판장으로 부른 것은 심판 가운데 최종 책임을 진다는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폴 딕슨의 야구용어사전에 의하면 1850년대 초기 미국야구에서 심판 3명이 경기를 진행했다. 각 팀에서 1명씩 배정한 심판을 ‘umpire’라고 불렀으며, 이들의 판정에 차이가 있을 경우 중재할 제3의 심판을 ‘referee’라고 불렀다.

레프리는 대체로 ‘경기장 안에 들어가 있는 심판’, 엄파이어는 ‘경기장 밖에 있는 심판’일 때 주로 사용하지만 정해진 원칙은 있지 않다.대체로 레프리는 결정자의 역할을 강조되는 것에 반해 엄파이어는 중재자의 역할이 두드러진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예를들면 심판에 대한 영어 호칭은 축구, 농구, 배구, 권투, 레슬링, 럭비, 하키 등은 레프리라고 말하며 야구, 테니스, 배드민턴, 수영 등은 엄파이어라고 말한다. 하지만 두 단어를 같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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