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전병우가 1루수 플라이로 말도 안되는 ‘결승 그라운드 홈런’을 만들어내자 엠스플의 이상훈, 양준혁 두 해설위원이 이구동성으로 주고 받았다.
28일 대전 2회초. 키움 전병우가 쳤다. 전병우는 달렸지만 열심히 뛸 것도 없었다. 딱 봐도 1루수 플라이였다.
한화 1루수 김성곤이 뜬 볼을 향해 갔다. 앞으로 달려가면서 잡아야 하는 역모션이었지만 체류시간이 길어 캐치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공을 놓치고 말았다. 힘껏 달린 전병우는 그 순간 이미 1루를 돌아 2루로 향하고 있었다. 2루까지 보낼 수 있는 급한 상황이었다.
공을 잡은 한화 우익수 김태연은 바빴다. 빨리 던지지 않으면 세이프였다. 포구하자마자 서둘러 2루를 향해 던졌다.
마음이 급해진 김태연이 던진 공은 2루를 지나 좌익수 쪽 파울 라인으로 빠져 버렸다.
슬라이딩으로 2루를 찍었던 전병우는 벌떡 일어나 3루로 뛴 후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에 쇄도했다.
1-1의 균형을 깨는 득점이었고 결국 결승타에 결승점이 되었다.
전병우의 타구는 1루수가 쉽게 잡을 수 있는 공은 아니었다. 하지만 기록원은 안타가 아닌 실책으로 기록했다. 좌익수 김태연은 물어 볼 것도 없이 실책.
실책 2개가 문제였으나 전병우가 전력 질주 하지 않았다면 그 실책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전병우가 잡힐 줄 알고 천천히 뛰어 갔다면 1루수가 놓쳐도 시간상 1루가 고작이었다.
하지만 워낙 빨리 달려 김이 놓칠 때 쯤 이미 2루로 향하고 있어 좌익수가 또 실수를 저지른 것이었다.
이상훈위원은 “타격, 수비는 슬럼프가 있지만 전력질주에는 슬럼프가 없다. 언제든지 열심히 해야 한다”며 전병우의 전력 질주를 높이 평가했다.
선수 시절 전력 질주의 대명사였던 양준혁위원도 “전력 질주를 하다 보면 몸이 잘 만들어져 슬럼프도 잘 오지 않는다”고 맞장구쳤다.
기본의 작은 차이. 4년만의 한화 위닝시리즈가 그렇게 물 건너 갔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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