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8(금)

야구

투타 1위를 점령한 찰리 반즈와 한동희, '봄데'와 '최하위권' 오명 씻을 선봉장으로 나섰다.

2022-04-25 09:17

묘하다. 올해 롯데 자이언츠는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사직구장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했다. 홈플레이트를 뒤로 물리고 그라운드 규모를 넓혔다. 펜스는 4.8m에서 6m로 높였다. 뜬 공 유도형 투수가 많고 홈런을 많이 치는 팀이 아니란 것이 사직구장을 넓히고 높인 주된 이유였다.

24일 대구라이온즈파크에 몰린 롯데팬들의 응원모습[롯데자이언츠 제공]
24일 대구라이온즈파크에 몰린 롯데팬들의 응원모습[롯데자이언츠 제공]
시범경기에서 효과를 보았다. 원정팀들은 사직구장에서 5개의 홈런을 날렸지만 롯데는 팀 홈런이 없었다. 원정경기서만 3개의 홈런을 날렸을 뿐이었다. 그리고 롯데는 8승2무3패로 시범경기에서 공동 1위를 했다.

하지만 정규리그에 들어서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 '홈런을 많이 치는 팀이 아니다'라는 고정관념과는 달리 올해 '홈런 구단'에다 '피홈런 짠물 구단'으로 완전히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롯데는 25일 현재 팀 홈런이 키움 히어로즈의 15개에 이어 13개로 2위에 올라 있다. 그 뒤를 kt 위즈와 LG 트윈스가 12개로 공동 3위이고 전통적인 홈런 군단인 SSG 랜더스는 11개. NC 다이노스는 6개로 두산 베어스와 최하위다.

지난 10일 두산과의 사직 홈경기에서 시즌 첫 홈런을 날린 한동희는 이때부터 12경기 연속 안타행진을 하며 6홈런을 기록, 타격 4개부문 1위에 올라있다.[롯데자이언츠 제공]
지난 10일 두산과의 사직 홈경기에서 시즌 첫 홈런을 날린 한동희는 이때부터 12경기 연속 안타행진을 하며 6홈런을 기록, 타격 4개부문 1위에 올라있다.[롯데자이언츠 제공]
'제2의 이대호' 한동희 6개, DJ 피터스 3개, 이대호 2개 홈런에다 안치홍과 정훈이 각각 1개씩을 날렸다. 특히 한동희와 피터스는 지난 주말 삼성을 상대로 나란히 2개씩 홈런을 터뜨려 물경 2124일(종전2016년 6월 28일~30일 사직)만에 삼성과의 3연전을 모두 쓸어담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특히 한동희는 올해 포텐이 드디어 터졌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시즌 개막 8경기째인 지난 10일 사직 두산전에서 이영하로부터 2회 2점홈런을 날려 뒤늦게 시즌 첫 홈런을 신고한 한동희는 25일 현재 12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동안 50타수 24안타(타율 0.480)에 홈런 6개, 14타점이다. 이전까지 7경기에서 22타수 6안타(타율 0.273) 2타점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한동희는 25일 현재 홈런 단독 1위(6개), 타율 1위(72타수 30안타, 타율 0.417), 최다안타 공동 1위(30개), 장타율 1위(0.764) 등 4개 부문 1위에 출루율 2위(0.456), 타점 3위(16타점) 등으로 타격 전 부문을 접수할 태세다.

지난 주말 삼성전에서 한동희와 함께 나란히 2홈런을 날린 피터스[롯데 자이언츠]
지난 주말 삼성전에서 한동희와 함께 나란히 2홈런을 날린 피터스[롯데 자이언츠]
홈런은 시즌 초반 3경기 연속 홈런을 날린 김현수(LG)를 비롯해 박병호(kt) 이정후(키움·이상 4개)인 공동 2위에 2개차로 앞서 있고 최다안타는 호세 피렐라(삼성)과 공동 1위, 타점은 한유섬(SSG·24개), 이정후(18개)에 뒤져 있을 뿐이다.

이 덕분에 롯데는 팀 타율(0.272)에서도 시즌 초부터 줄곧 선두를 달리던 SSG(0.253)를 20일 삼성전을 계기로 따돌리고 선두에 나섰다.

롯데가 달라진 점은 타격뿐만이 아니다. 마운드도 어느 팀에 견주어 뒤지지 않는다.

팀이 올린 10승 가운데 9승을 모두 선발투수가 책임졌다. 외국인투수 찰리 반즈가 4승,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 3승, 글랜 스파크맨, 이인복, 김진욱이 각각 1승씩을 올렸다. 선발 투수가 패전을 당한 것은 이인복이 2차례, 대체 선발로 나선 이승헌이 1차례 뿐이었다.

61만달러로 영입한 반즈는 벌써 4승에다 탈삼진 1위, 평균자책점 2위로 가성비 최고의 올시즌 롯데 히트작으로 꼽힌다[롯데 자이언츠 제공]
61만달러로 영입한 반즈는 벌써 4승에다 탈삼진 1위, 평균자책점 2위로 가성비 최고의 올시즌 롯데 히트작으로 꼽힌다[롯데 자이언츠 제공]
특히 다른 투수들보다 하루 빠르게 4일을 쉬고 5일째 등판을 하는 반즈는 4승무패로 다승 단독 1위, 승률 공동 1위, 탈삼진 1위(34개)에다 평균자책점도 드류 루친스키(NC·0.33)와 함께 0점대(0.54)를 기록하고 있다.

총액 61만달러(계약금 15만, 연봉 46만달러)로 헐값으로 영입한 반즈가 올시즌 KBO 리그 마운드에 독보적인 존재로 군림하고 있는 셈이다. 올시즌 롯데의 최고 히트상품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이 뿐만이 아니다. 투수들이 허용한 피홈런에서는 롯데가 5개로 가장 적다. 삼성 라이온즈가 16개, 한화 이글스와 NC가 각각 14개씩이고 선두를 질주하는 SSG도 11개나 되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의외라고 할만하다.

반즈가 1개, 김진욱과 문경찬이 각각 2개씩을 맞았을 뿐이다. 이 덕분에 팀 평균자책점도 3.05(171⅓이닝 58자책점)로 SSG(2.68), LG(2.98)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새로운 롯데 승리 지킴이로 등장한 최준용[롯데 자이언츠 제공]
새로운 롯데 승리 지킴이로 등장한 최준용[롯데 자이언츠 제공]
여기에 지난해 35세이브로 오승환(삼성·44세이브)에 이어 세이브 2위인 마무리 김원중이 빠진 자리를 이제 3년차인 최준용이 완벽하게 메워준 것도 롯데 마운드의 깊이가 얼마나 달라졌는가를 증명해 주는 단적인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최준용은 10경기에서 7세이브 1패로 김택형(SSG·9세이브)에 이어 김강률(두산), 김태훈(키움)과 함께 공동 2위다.

올해 롯데는 중심타선을 이루던 손아섭이 떠났지만 전력보강은 하지 않았다. 지난해 8위, 당연히 올해도 최하위권으로 분류됐다.

그리고 롯데는 항상 봄철인 4월에 성적이 반짝해 '봄데'라고 불렸다. 최하위권과 '봄데'의 오명을 씻을 기회가 드디어 왔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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