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은 지금 4연패 중이다. KBO 리그 첫해를 맞은 외국인투수 앨버트 수아레즈를 시작으로 백정현-원태인-양창섭이 모두 초반에 무너진 탓이다. 당연히 장기레이스를 하다보면 4연패, 5연패도 할 수 있다. 문제는 바로 '연패의 질'에 있다.
수아레즈는 15일 문학 원정경기 SSG 랜더스와의 시즌 1차전에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김광현과 선발 맞대결을 벌였다. 비록 김광현이 '부동의 에이스'에다 SSG가 선두를 질주하는 상승세였지만 수아레즈도 소위 한칼은 있었다.
바로 kt 위즈에 6이닝 2실점, 키움 히어로즈에 7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한데다 두 경기에서 뽑아낸 삼진만도 14개나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아레즈는 1회부터 추신수에게 2루타, 최지훈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흔들리기 시작해 최정을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한유섬 최주환 박성한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고 실책까지 겹치면서 순식간에 4실점하고 말았다. 2회는 추신수에게 또 다시 2루타를 맞았지만 후속타선을 범타로 처리해 무실점으로 잘 막은 뒤 3회에 갑자기 교체됐다. 손가락 찰과상이 원인이었다.
삼성 타선은 김광현에게 7회까지 4안타 3삼진 무득점으로 철저하게 눌리면서 영패를 당했다. 시즌 3번째 영패.

16일 SSG 2차전에 선발로 나선 백정현은 1회에 제구력 불안으로 몸맞는볼과 볼넷이 나오면서 2안타에 2실점한 뒤 2~4회는 잘 버텼으나 5회에 볼넷 2개가 빌미가 되면서 다시 3실점하면서 5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무엇보다 빠른 볼 보다는 오히려 코너를 찌르는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하는 백정현이 2개의 몸맞는 볼과 3개의 볼넷을 내 준 것이 뼈아팠다. 지난해 27경기에서 볼넷이 54개, 몸맞는 볼이 단 2개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어렵게 5이닝을 버텼는지 쉽게 짐작이 간다. 2-6 패.
17일 3차전 선발로 나선 원태인도 1회부터 흔들렸다. 1회말 SSG 8타자를 상대로 4안타 1볼넷으로 3실점으로 불안하게 출발한 원태인은 삼성이 간신히 따라 붙어 3-3, 동점을 이룬 5회말 다시 3연속 안타를 맞으며 2실점으로 결국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5-7 패.

장소를 창원으로 옮겨 양창섭이 선발로 나선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첫 경기도 순탄치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루키였던 2018년 7승(6패)을 올리며 맹활약했던 양창섭은 부상과 재활 속에서 제 괘도를 찾지 못하다 올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개막 후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로 성큼 5선발을 꿰찬 삼성의 새로운 영건이다.
6일 두산전 6이닝 무실점, 13일 한화전 6이닝 1실점으로 2경기 2연승에 평균자책점은 0.75. 어느 한 곳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재기였다.
그러나 3번째 NC전에서는 달랐다. 2⅓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5안타 2볼넷으로 4실점. 탈삼진은 2개. 다양하게 구사하던 변화구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주로 슬라이더만으로 승부한 것이 화근이었다. 완벽한 제구가 말썽을 일으킨 셈이다.
결국 3경기 만에 올시즌 최악의 피칭으로 평균자책점도 3.14로 치솟았다. 다행히 삼성 타선이 동점을 만들면서 패전은 피했지만 삼성으로서는 3~5선발이 모두 무너진 꼴이 됐다.
![삼성의 확실한 에이스인 뷰캐넌이 KBO 리그의 대표외인인 루침스키와 첫 맞대결로 팀의 4연패 탈출의 막중한 책임을 안게 됐다.[사진 삼성 라이온즈 제공]](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204200927130580118e70538d22112161531.jpg&nmt=19)
뷰캐넌은 올해 3경기에서 1승2패이지만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20이닝 4실점으로 평균자책점 1.80으로 여전히 삼성의 확실한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NC전에서는 다소 약했다. 지난 2년 동안 5경기에서 2승1패로 평균자책점은 4.48(28⅓이닝 14자책점)으로 썩 좋지는 않다.
여기다 또 다른 문제는 NC의 선발이 삼성에 극강의 모습을 보인 드류 루친스키라는 점이다. 올해 KBO 리그 4년차인 루친스키는 올시즌 3경기에 1승1패이지만 20이닝 1실점밖에 없어 평균자책점은 0.45에 불과하다. 거기다 무사사구에 탈삼진도 21개나 된다.
무엇보다 '사자 킬러'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강했다. KBO 입성 첫해인 2019년 삼성전 4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한 루친스키는 2020년 4경기 3연승에 평균자책점 2.19였고 지난해에는 2경기에 1승 무실점이다. 통산 10경기에서 2패 뒤 4연승을 하고 있고 평균자책점도 1.95밖에 되지 않는다.
거기다 2020년 10월 4일 5⅔이닝 무실점을 시작으로 지난해 2경기까지 모두 19이닝 무실점 행진을 하고 있다. 삼성으로서는 버거운 상대임에 틀림없다.
KBO 리그의 대표 외인인 뷰캐넌과 루친스키의 맞대결은 처음이다. 뷰캐넌이 팀의 4연패의 사슬을 끊는 확실한 에이스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면 자칫 삼성의 연패가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삼성의 고민이 깊어가는 이유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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