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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319] 왜 토탈 풋볼(Total Football)이라 말할까

2021-03-13 07:48

축구 강국 네덜란드는 토탈 축구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진은 네덜란드와 미국대표팀 경기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축구 강국 네덜란드는 토탈 축구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진은 네덜란드와 미국대표팀 경기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토탈 풋볼(Total Football)’은 우리나라에서는 ‘토탈 축구’라고 말한다. 전체적으로 축구를 한다는 의미이다. 이 말은 축구 전술의 진화 역사를 잘 이해하지 못하면 알기가 쉽지 않은 단어이다. 토탈이라는 말을 전체라는 말로 번역해 쓰지 않고 영어 발음을 그대로 사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어 어원 사전을 보면 토탈은 전체 또는 전체의 양을 뜻한다. 숫자를 추가하거나 무언가를 파괴한다는 의미가 포함됐다. 라틴어 ‘Totalis’에서 유래돼 고대 프랑스어를 거쳐 영어로 들어오게 된 말이다. 보통 토탈이라는 단어는 모든 것을 아우른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1990년 개봉한 아놀드 슈왈츠네커가 주연한 할리우드 영화 ‘토탈 리콜(Recall)’은 모든 기억을 불러낸다는 뜻이 제목에 담겨 있었다. 독일의 정치철학자이자 사상가였던 한나 아렌트의 대표적인 명저 ‘전체주의의 기원(The Origins of Totalitarianism)’은 공산주의, 나치 국가 사회주의와 같이 강력한 국가권력이 국민생활을 통제, 간섭하는 전체주의의 본질을 잘 보여주었다.

토탈 축구는 공격과 수비 모든 영역에서 국지적 우위를 차지하는 전술을 뜻하는 의미로 만들어진 말이다. 상대방보다 많은 인원을 확보해 공격과 수비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술이다. 뛰어난 선수 1-2명에 의지하기 보다는 팀 전원이 정교하고 조직적인 연결을 통해 상대방에게 공을 내주지 않고 골로 연결시키는 방법이다.

영국에서 탄생한 축구는 시간이 흐르면서 공격 위주에서 미드필더, 수비수가 점차 많아지는 여러 포메이션이 시대적 환경과 필요에 따라 등장했다. (본 코너 318회 ‘ 왜 축구에서 여러 다양한 포메이션(Formation)이 있을까’ 참조) 토탈축구는 여러 다양한 포메이션을 극대화시킨 형태라고 보면 이해하기가 쉽다.

토탈축구는 1970년대 네덜란드의 명감독 리누스 미헬스(1928-2005)가 아약스, FC 바르셀로나,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주목을 받게된 전술 개념이었다. 특히 1974년 독일월드컵(당시 서독월드컵)에서 전설적인 스타 요한 크루이프를 비롯한 네덜란드팀이 강력한 전력을 보여주며 결승까지 진출하면서 세계 축구계에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네덜란드는 서독에 패해 준우승을 했지만 그 이후 세계 축구는 토탈 축구를 대부분 운영하게 됐다.

토탈 축구 방식은 그 이전에도 있었다. 1950년대 헝가리는 공격과 수비에 걸쳐 활발히 움직이며 토탈 축구와 같은 개념으로 세계 축구를 지배했다. 1952년 헬싱키올림픽에서 우승을 차지한 헝가리는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서도 승승장구를 해 결승전에서 서독에 3-2로 패했다.

‘어떤 것도 팀의 합보다 크지 않다’는 철학이 담긴 토탈 축구는 현대 축구를 팀스포츠로 바꾸는데 크게 기여했다. 골키퍼를 빼고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가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특정 위치를 지키지 않고 유동적인 전술을 보여주는게 현대축구의 특징이다. 토탈 축구가 성공하려면 선수들의 개인 능력을 갖춰야 하고 모든 포지션에서 신속하게 움직이는 전환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 따라서 선수들은 자신의 포지션을 넘어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게 숙련되고 다재다능해야 한다.

요한 크루이프는 처음에는 센터 포워드로 출발을 했지만 뛰어난 개인 기술과 폭넓은 시야를 갖고 자신의 위치를 벗어나 공격과 미드필드, 때에 따라서 수비까지 가담했다. 크루이프는 선수 은퇴이후 1988년부터 1996년까지 바르셀로나 감독으로 재직하면서 직접 토탈 축구를 접목시켜 세계 최강의 프로팀으로 이끌었다. 토탈 축구는 스페인에서 위치 놀이라는 의미인 ‘Juego de Posicion’라는 새로운 전형으로 발전됐으며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스페인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유행한 전술인 ‘Tiki-Taka(공이 왔다 갔다한다는 뜻)’로 화려한 꽃을 피웠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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