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236] ‘야구팬’의 ‘팬(Fan)은 어디에서 온 말일까

국어사전에서 ‘팬(Fan)’에 관한 뜻을 찾으면 두 가지가 나온다. 첫 번째는 공기 바람을 만드는 송풍기라는 설명이다. 두 번째는 운동 경기·영화·음악에 대한 열렬한 애호가 또는 특정 인물에 대한 지지자라는 말이다. 환풍기를 뜻하는 말로 쓰는 ‘후앙’은 팬의 일본식 영어발음이 우리나라에 정착돼 잘못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보통 일반적으로 팬이라고 하면 두 번째 뜻으로 사용한다. 무언가에 빠져 열중하게 되면 팬이라고 할 수 있다. 야구팬, 영화팬, 팝송팬 등이라는 말을 쓰기도 하고, ‘손흥민팬’, ‘류현진팬’ ‘BTS팬’ 등이라고 말을 하기도 한다. 특정 인물이나 그룹을 좋아하고 열심히 지지하는 것을 말할 때 팬이라고 한다.

미국온라인용어사전(Online Etymology Dictionary)에 따르면 팬은 1889년 야구 애호가라는 의미로 사용됐다. 광신자를 뜻하는 ‘Fanatic’의 줄임말이라는 설명이다. 이 말은 라틴어 ‘Fanaticus’에서 유래한 것으로 신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연회, 잔치 등을 의미하는 ‘Feast’와 연관된 말로 신전이나 성스러운 장소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Fanatic’는 1640년 영어에서 종교적으로 열정적인 사람들을 말할 때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형용사적 의미로 열중하는 의미로도 쓰였다.

팬에 대한 또 다른 기원으로 바람, 욕망을 뜻하는 ‘팬시(Fancy)’에서 비롯된 것으로도 설명한다. 원래 팬시는 특정취미나 스포츠, 특히 복싱을 추종하는 사람들을 집단적으로 말하는 용어로 사용됐다. 팬시라는 말은 1660년대 오락이나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들을 가리키는 말로 처음 쓰였다는 설명이다.

팬이라는 말은 야구 등 스포츠에서 쓰기 시작해 1920년대 할리우드 영화 전성기를 맞으며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을 지칭하는 말들로 확장됐으며 1930년대부터는 팬클럽이라는 말로 집단적인 의미로 활용됐다.

팬은 후원자(Patron)와는 구분된다. 특정팀이나 인물, 그룹을 좋아하고 지지하지만 돈을 적극적으로 쓰거나 하지는 않는 경향이 있다. 이에 반해 후원자는 팀을 통째로 사거나 흥행권을 구입하든지 선수를 밀어주는 역할을 한다. 팬은 후원자들보다는 재정적으로 여유가 없어 입장권을 사서 자신이 좋아하는 우상을 보고 환호하고 우상과 관련한 상품 등을 구입하기도 한다. 팀이나 선수들 따라다니며 응원하고 별도의 응원단이나 클럽을 조직하며 몸으로 지지를 나타내 보이기도 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가장 두터운 팬층을 갖고 있는 팀은 단연 뉴욕 양키스이다. 최다 우승과 화려한 스타들을 많이 보유한 전통의 명문 답게 뉴욕 양키스는 가장 인기를 누린다. 보스턴 레스삭스, 시카고 컵스 등 뉴욕 양키스 라이벌 팀들도 팬층이 두텁다.

일본 야구에서는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최고 명문구단으로 일본 전체를 대표하는 스포츠팀으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다.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오랫동안 많은 스타들을 보유하며 전국적인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예전 한국 KBO리그서는 해태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가 전국적인 인기를 누린 적이 있었다. 1980, 90년대 호남을 연고로 한 해태 타이거즈는 9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특히 호남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 부산을 연고로 한 롯데 자이언츠는 홈팬인 부산시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리그 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홈관중 100만명 시대를 열기도 했다.

한국야구는 선수 개인에 대해서도 두터운 팬층이 형성돼 있다. 선동열, 최동원 등 1980,90년대 최고의 인기스타를 비롯해 박찬호,류현진 등 메이저리그 코리안리거에 대해 뜨거운 성원과 관심이 보내는 팬들이 많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