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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235] ‘지명타자(Designated Hitter)’와 ‘대타자(Pinch Hitter)’는 어떻게 다를까

2020-12-19 08:39

LA다저스 시절 류현진이 타석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LA다저스 시절 류현진이 타석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명타자(Designated Hitter)’는 투수를 대신해 타격에만 전념하는 선수를 말한다. ‘대타자(Pinch Hitter)’는 원래 타순의 타자를 대신해서 타격을 하는 선수를 일컫는 말이다. 역할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하지만 지명타자도 엄밀히 말해서는 대타자의 일종이다. 투수를 대신하는 타자이기 때문이다. 야구는 원래 한 팀이 9명으로 구성된 경기였다. 9명 전원이 공격과 수비를 해야하는 스포츠였다 투수도 당연히 티석에 들어서야 한다. 하지만 지명타자가 생기면서 투수는 전문적인 포지션으로 자리잡았다.

지명타자는 야구에서 하나의 혁명적인 개념이었다. 미국야구에서는 초창기부터 투수까지 타격에 들어서는 야구를 기본 룰로 운영해왔다. 지명타자가 등장한 것은 투수의 진화와 깊은 연관이 있었다. 초창기 야구에서 투수는 삼진을 잡는 것보다는 타자에게 적당한 공을 던져 맞춰 잡는 역할을 했다. 투구 방식도 언더핸드로 던졌다. 하지만 투수들의 투구 동작이 오버핸드로 바뀌고 구질이 다양해져 투수 포지션이 전문화하면서 투수의 타격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투수들이 투구에 대한 부담으로 타격이 약해져 전체적인 팀공격력이 떨어지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지명타자였다. 1900년대초 필라델피아 어슬레틱스의 구단주 겸 감독이었던 코니 맥이 최초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수 대신 1회용 대타가 아닌 경기 내내 나올 수 있는 대타를 타석에 들이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제안은 야구는 9명으로 해야 한다는 원칙주의자들의 반대에 묻혔다.


본격적으로 지명타자제가 논의된 것은 1960년대말부터였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투고타자 시대가 도래하면서 공격력을 살려야 게임이 재미있어진다는 명분을 내세워 지명타자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게 된 것이다. 1973년 아메리칸리그에서 처음으로 실시했다. 지명타자는 타격만하고, 투수는 던지는 것만을 전문하는 하는 시대가 열리게 됐다.

핀치히터 제도는 초창기 미국 프로야구에서부터 운영됐다. 필라델피아의 필더글비는 1898년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2회 대타로 출전, 홈런을 쳤다는 기록이 메이저리그 역사에 올라있다.(본 코너 168회 ‘ ‘핀치히터(Pinch Hitter)’의 ‘핀치’는 무슨 뜻일까‘ 참조)

지명타자와 대타자는 상당히 다르다. 지명타자는 투수들이 타격을 하지 않기 때문에 생긴 라인업(Line Up) 공백을 메워준다. 투수는 수비에서 뛰고, 지명타자는 공격에서 뛴다. 둘은 함께 9명의 고전적인 야구 경기에서 한 명의 플레이어 역할을 하는 셈이다. 대타자는 라이업에 올라있는 타자를 위해 경기 중에 투입되는 대체자이다.


지명타자와 대타자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라인업에 구성되느냐이다 . 감독들은 라이업을 구성할 때 지명타자를 라인업으로 구성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대타자들은 라인업에 들어갔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타자는 라인업이 아닌 교체타자이기 때문이다. 대타는 그야말로 딱 1번만 경기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타자가 여러 번 경기에 나오면 그것은 이미 대타자가 아니다.

만약 대타자가 지명타자를 대신해 안타를 친다면, 그 이후 대타자는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서야 한다. 만약 지명타자가 야수가 되면 지명타자가 없어지면서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게된다. 지명타자를 쓸 수 없는 경우는 경기 종반에 야수가 부족하거나 지명타자 대신에 대주자를 썼을 때에 대개 발생한다.

지명타자제는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 리그 등에서 시행한다. 한국은 실업야구 시절인 지난 1978년부터 실시했으며, 프로야구는 1982년 출범 원년부터 적용했다. 한국야구팬은 투수는 타석에 들어서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박찬호, 류현진 등이 내셔널리그 LA 다저스에서 활약했을 때 왕왕 홈런이나 안타를 때리는 모습을 관심있게 지켜보기도 했다. 내셔널리그는 지명타자제를 실시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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