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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 덮친 일제 잔재…"부실한 검증시스템이 원인"

2015-12-01 07:28

사진=MBC진짜사나이회면캡처
사진=MBC진짜사나이회면캡처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진짜사나이 2'가 지난달 29일 방송에서 일본 군가를 배경음악으로 삽입해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배우 임채무 씨가 내레이션을 하는 장면에서 제국주의 성격이 짙은 일본 군가 '군함행진곡'이 흘러나온 것. '군함행진곡'은 일제강점기 전시동원 집회나 징용,징병 때마다 연주된 곡이다. 지금까지도 일본 극우단체 집회 행진곡으로 자주 쓰인다.

이날 방송 후 '진짜사나이 2' 제작진은 "방송 과정에서 제작진의 부주의로 부적절한 배경음악이 방송됐다"며 "앞으로 이런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작과정에서 더욱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공식 사과에도 불구하고 '진짜사나이 2' 시청자의견 게시판에는 '프로그램을 폐지하라'는 누리꾼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일본 제국주의 잔재인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건 이번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은 일본 대표 멤버들을 소개하며 두 차례(1회, 17회 분)나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를 사용해 논란을 빚었다. 기미가요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황국신민화 정책을 위해 조선인들에게 부르도록 강요했던 노래다.

당시 '비정상회담' 제작진은 "국민 정서와 역사적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잘못을 인정한다"며 즉각적으로 사과했지만, 누리꾼들 사이에서 프로그램 폐지 운동이 일어나고, 광고,협찬이 일부 중단되는 등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비난 여론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책임 프로듀서를 보직 해임하고, 외주 음악감독에 대한 계약을 파기했다. 본 방송 전 "최종작업에서 기미가요를 세심하게 걸러내지 못한 제작진의 잘못"이라는 사과자막을 띄우기도 했다. 결국 기미가요를 방송에 내보낸 '비정상회담'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일본의 군국주의적 색채가 농후한 노래 삽입. 그리고 제작진의 부족한 역사인식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진짜사나이 2'와 '비정상회담' 측이 국민 정서에 반하는 방송사고를 낸 후 이를 수습한 방식은 흡사하다. 하지만 매년 되풀이되는 비슷한 성격의 방송사고를 제작진의 부주의 탓으로만 돌리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진봉 성공회대(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방송사마다 자체적인 검증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음악이나 사진 등 검증된 자료를 모아놓고, 제작진이 그때그때 필요한 자료를 고를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시간에 쫓겨 인터넷 등에서 검증되지 않은 자료를 마구잡이로 쓰다보니 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프로그램이 국민의 정서나 사회에 미칠 영향 보다는 시청률 올리기 경쟁에만 급급한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moon03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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