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발점은 지난 11일 삼성전이었다. 마무리로 처음 올라 1이닝 무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한 그는, 19일 한화전까지 최고 157㎞ 강속구를 앞세워 6경기 연속 호투하며 3세이브를 추가했다. 마무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KIA는 그의 활약으로 중상위권 경쟁을 버텨냈다.
그의 야구 인생은 굴곡졌다. 광주일고 시절 '괴물 왼손'으로 주목받아 1차지명으로 입단한 그는 데뷔 시즌 신인왕에 올랐고 2년간 10승, 11승을 보탰다. 그러나 2024년 6월 팔꿈치 수술 이후 무너졌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7.94, 올 전반기에도 10경기에서 한 번도 6이닝을 채우지 못하며 9.42에 그쳤다.
구단은 쉼표를 줬다. 지난 6월 이의리를 일본 스포츠 과학 시설로 보냈다. 심재학 단장은 좌절 직전이던 그가 자신만의 메커니즘과 함께 마음의 병도 털어내길 바랐다고 밝혔다. 복귀 후 이범호 감독은 불펜에서 예열시킨 뒤 마무리를 맡겼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정작 본인이 꼽은 비결은 기술이 아니었다. 이의리는 공을 뿌린 뒤 결과에 집착하지 않게 됐다며, 타자와의 맞대결에 몰입하니 야구가 다시 재미있어졌다고 털어놨다. 완벽에 집착하다 볼넷 하나에 무너지던 선발과 달리, 1이닝에 전력을 쏟는 마무리 자리에서 오히려 잡념을 덜어낸 셈이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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