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론 KBO리그 역시 방송 중계권료와 리그 마케팅 수익 등을 10개 구단에 균등하게 배분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최근 통합 중계권 계약 규모가 커지면서 각 구단이 받는 배분액 역시 적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가 자랑하는 거대한 중계권료와 구단 간 수익 공유 시스템의 절대적 파이, 그리고 지역 중계권 등을 통한 천문학적인 자금 유연성과 KBO의 구조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대다수 KBO 구단은 모기업의 광고비 지원이나 적자 보전으로 유지되지만, 대기업 모기업이 없는 키움은 이마저도 불가능한 독자 생존 구조다. 결국 KBO가 주는 수익금을 똑같이 나눠 받더라도 모기업의 백업 재정이 없는 키움에게는 근본적인 체급 차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진짜 결정적인 패착은 자본의 절대량보다 그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있다. 키움은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 이정후 등 리그를 뒤흔든 슈퍼스타들을 메이저리그로 보내는 과정에서 수백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포스팅비를 손에 쥐었다. 그러나 팬들과 야구계가 지적하듯, 그 막대한 자금이 구단의 뎁스를 채우거나 외부 FA 영입 같은 적극적인 전력 투자로 선순환된 적은 극히 드물다. 구단 운영의 핵심을 철저한 '비용 절감과 흑자 경영'에 두다 보니, 선수를 팔아 벌어들인 돈이 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투자가 아니라 구단 운영비 보전이나 실속을 채우는 데 쓰인다는 인식을 지우기 어렵다.
화이트삭스를 비롯한 프로 스포츠의 성공적인 리빌딩 구단들은 암흑기 동안 자산을 축적한 뒤 결정적인 순간에 지갑을 열어 외부 자원을 수혈하고 팀의 체질을 바꾼다. 하지만 키움은 선수를 팔아 곳간을 채우면서도 정작 팀을 살릴 '투자'에는 빗장을 걸어 잠그니, 샐러리캡 제도와 얇은 선수층이라는 한계 속에서 만년 하위권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는 씁쓸한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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