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에서 타암아웃이 공식 용어로 먼저 자리 잡은 것은 미국 스포츠 문화이다. 인터넷 메리엄 웹스터 용어사전에 따르면 1896년부터 스포츠에서 타임아웃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그 이전 미국 야구 초창기 시절인 1867년 심판이 선수들의 부상 등으로 일시적으로 경기를 중단시키는 것을 ‘타임(time)’이라는 명칭으로 사용했다고 딕슨 야구사전은 설명하고 있다. 국내서는 예전 타임아웃을 ‘작전 타임’이라는 말을 번역어로 쓰곤 했다. 작전 타임이라는 말은 일본에서 건너 온 일본식 용어이다. 일본어로 타임아웃은 ‘사쿠센 타이무(作戦タイム)’라고 말한다. 요즘 국내 스포츠에선 작전 타임이라는 말 대신 영어식으로 타임아웃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본 코너 507회 ‘왜 타임아웃(Time Outs)이라 말할까’ 참조)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타임아웃이라는 말을 썼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25년 12월22일자 ‘일부변경(一部變更)된 농구규칙(籠球規則)’ 기사는 ‘일륙(一六)·제십일장일조(第十一章一條)『T』파울에 의(依) 하야『프리드로』하는동안의 시(時) 간(間)은 제외(除外)할 것 동삼조(同三條)에 주심(主審)은 타임아웃시간(時間)에 뽈을취(取)하야 투(投) 입연습(入練習)을 허락(許諾)하지 말 것’이라고 전했다. 당시 기사는 ‘주심은 타임아웃 시간에 공을 취하여 던져 넣는 연습을 허락하지 말 것’ 같은 형식으로 타임아웃이라는 말을 농구 규칙용어로 사용했다.
북한 배구에선 타임아웃을 ‘작전휴식’이라 말한다. 작전휴식은 ‘작전(作戰)’과 ‘휴식(休息)’’이라는 두 개의 한자어가 결합된 말이다. 이 조합은 타임아웃을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전술 수행을 위한 의도된 중단으로 규정한다. 북한식 스포츠 언어에서 경기란 흥미로운 놀이가 아니라 조직적 과업이며, 선수는 개인이 아니라 집단의 구성원이다. 따라서 멈춤조차도 계획된 행동, 곧 작전의 일부가 된다. (본 코너 1600회 ‘사회주의 관점으로 본 북한 스포츠 언어’ 참조)
이런 명명법은 북한의 외래어 배제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영어 표현인 타임아웃은 의미가 불분명한 음차어로 받아들여진다. 북한은 외래어를 가능한 한 기능 중심의 조선어로 풀어 쓰려 한다. ‘시간을 끊는다’는 추상적 표현 대신, 왜 끊는지, 무엇을 하는 시간이었는지를 명확히 드러내는 말이 작전휴식이다. 언어는 규칙을 설명하는 도구이자 사상을 전달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작전이라는 단어의 빈번한 사용이다. 북한 사회에서 작전은 군사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생산 작전’, ‘학습 작전’, ‘경기 작전’처럼 집단적 목표 달성을 위한 모든 활동이 작전으로 불린다. 배구 경기 역시 전투에 비유되는 구조 속에서 이해된다. 공격과 방어는 전술이고, 교체는 전력 운용이며, 작전휴식은 재정비의 시간인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