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진 결과와 무관하게 휴식을 외치는 이유는 명확하다. 문동주의 짧은 프로 경력 내내 반복되어온 부상 이력 때문이다. 데뷔 첫해인 2022년 견갑하근 부분 파열로 장기 이탈했던 그는, 지난해에도 견갑골 부상과 시즌 막판 어깨 통증으로 고전했다. 특정 부위에 부상이 반복된다는 것은 단순히 운이 나빠서가 아니다. 160km/h에 달하는 강속구를 뿌리는 그의 투구 매커니즘이 현재의 신체 조건이 감당할 수 있는 임계치에 도달했다는 강력한 신호다.
의학적인 '이상 없음'은 뼈가 부러지지 않았거나 인대가 끊어지지 않았다는 뜻이지, 투구를 해도 괜찮은 상태임을 보증하지 않는다. 특히 어깨는 투수에게 가장 예민한 부위다. 미세한 염증이나 근육의 피로만으로도 투구 밸런스는 무너진다. 통증을 안고 투구를 강행할 경우, 몸은 본능적으로 아프지 않은 방향으로 폼을 수정하게 되고 이는 팔꿈치나 허리 등 다른 부위의 2차 부상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문동주는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121이닝을 소화하며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시즌 후 이어진 포스트시즌과 국가대표 일정까지 고려하면 청년 에이스의 어깨는 이미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시즌 막판 눈에 띄게 하락했던 구속과 구위는 몸이 보내는 마지막 경고였다. 지금 당장 통증이 가라앉았다고 해서 다시 공을 잡게 하는 것은, 불길이 겨우 잦아든 곳에 다시 휘발유를 붓는 격이다.
한화 구단은 결단해야 한다. 개막전 합류라는 단기적인 성과에 매몰되어선 안 된다. 문동주는 한화 이글스의 1년이 아닌 10년을 책임져야 할 상징적인 존재다. 비록 검진 결과가 긍정적일지라도, 구단 차원에서 전반기 통째 휴식 혹은 그 이상의 장기적인 재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괴물'이라 불리는 재능도 결국 사람의 몸에서 나온다. 지금 문동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정밀 진단서가 아니라, 공을 내려놓고 숨을 고를 수 있는 구단의 인내심 섞인 '멈춤' 명령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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