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창원 LG 28년 만의 우승 이끈 조상현 감독. 사진[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52113322301566dad9f33a29211213117128.jpg&nmt=19)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서울 SK를 상대로 3연승한 뒤 3연패를 내리 당해 리버스 스윕(역싹쓸이) 위기에 몰렸다가 극적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창원 LG의 조상현 감독이 이같이 말했다.
조상현 감독은 21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챔피언결정전 우승 소회를 밝혔다.
챔프전에서 1∼3차전을 쓸어 담으며 우승을 바로 눈앞에 둔 듯했던 LG는 거짓말처럼 4∼6차전에서 모두 졌고, 7차전 끝장 승부를 펼친 끝에 창단 28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3연승 한 뒤 이미 주변에서 우승 축하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조상현 감독은 "그게 독약이었다"며 씁쓸함과 머쓱함, 후련함이 모두 엉켜 있는 웃음을 지었다.
조 감독은 "스포츠는 정말 영원한 게 없다는 말이 계속 나오는데 사람이 하고, 선수들이 하는 거라서 승패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며 "3연승하고도 우승하지 못할 확률이 0%라던데, '이거 잘못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코치들에게도 내가 좀 부족한 것 같다고 자책하기도 했다"고 당시의 긴장감을 전했다.
![창원 LG 28년 만의 우승 이끈 조상현 감독. 사진[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52113324105258dad9f33a29211213117128.jpg&nmt=19)
저득점 양상 속에 경기 종료 5분여를 남기고 LG가 10점 차로 벌리면서 승기를 잡은 듯했지만, SK도 김형빈과 자밀 워니의 외곽포 3방을 앞세워 끝까지 따라붙었다.
"한 2분 정도만 더 버텨줬으면 했는데 SK에 3점을 3개나 맞고는 또 '아, 이게 잘못됐나' 싶기도 했어요. 하하."
공 하나하나에 심장이 요동치던 당시를 떠올린 조상현 감독은 "결국 아셈 마레이의 풋백 점수가 컸고, 유기상의 자유투 4방도 터지면서 승리를 직감했다. 확실히 나보다는 강심장인 것 같다"고 우승의 주역들을 칭찬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버저가 울리고 LG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 조상현 감독의 얼굴은 눈물범벅이 됐다.
"정말 만감이 교차했다. 질질 짜서 트로피를 든 기억도 없다"던 조 감독은 "LG에서 내게 기회를 준 만큼 책임감을 갖고 팀을 만들고 싶었는데, 올 시즌 8연패하고 9위까지 추락하면서 시즌 전 계획과 많이 틀어졌기에 정말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코치진과 회의하면서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재정비하고, 개인적으로는 혼자 영화관에 가거나 강아지와 산책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던 것 같다"며 위기를 극복한 과정을 설명했다.
![선수 시절 유니폼 든 창원 LG 조상현 감독. 사진[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52113330009104dad9f33a29211213117128.jpg&nmt=19)
그는 SK에서 신인 시절이던 1999-2000시즌, 고양 오리온스 코치였던 2015-2016시즌, 이번엔 LG의 사령탑으로 정상을 밟았다.
조 감독은 "신인 때는 (서)장훈이 형, 로데릭 한니발, 재키 존스와 그냥 즐기면서 멋모르고 우승했다. 코치 때는 추일승 감독님, 김병철 코치를 보좌했고 선수들이 메인이었다"며 "올해는 감독으로 팀을 만드는 과정에서 힘든 일도 있었지만 결국 결과를 냈다는 점에서 가장 와닿는다"고 뿌듯해했다.
![창원 LG 28년 만의 우승 이끈 조상현 감독. 사진[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52113342603279dad9f33a29211213117128.jpg&nmt=19)
우승한 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선수단 회식에서 '또 다른 시작'을 언급했다가 양준석의 레이저 같은 눈빛을 받았다는 조 감독은 "통합우승하겠다는 건 너무 무책임한 대답인 것 같다"며 "강팀, 좋은 문화를 가진 팀을 만들어 항상 4강, 2강에 들고 대권에 도전하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젊은 선수들이 성장해 고참과 신구 조화를 이루고, 선배가 후배를 끌어주며, 코트 내에서는 늘 감독-코치-선수로서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의 존중과 소통이 필요하다고 봤다.
조상현 감독은 선수들에게 동기를 그다지 불어넣는 편이 아니라고 스스로 소개했다.
그는 "보통 팀 훈련을 2시간 정도만 하는데, 그 짧은 시간만큼은 확실히 감독이 하고자 하는 바에 집중해야 한다. 코트 내에서 소통과 존중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며 "설렁설렁하면서 운동 시간을 어기지 말고 감독의 방향성을 따라 달라고 강조한다"고 전했다.
![창원 LG 28년 만의 우승 이끈 조상현 감독. 사진[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52113340409621dad9f33a29211213117128.jpg&nmt=19)
대표팀 감독 시절 당시 19살에 불과했던 어린 칼 타마요(필리핀)의 가능성을 먼저 알아보고 LG로 영입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조 감독은 그에 대해 "농구 열정이 정말 뜨겁다. 수비 등 내가 말하는 걸 다 메모하고 일지를 쓴다더라. 그렇기에 빠르게 적응하고 성장하는 것"이라고 칭찬했다.
허일영에 대해서도 "사적으로는 호형호제할 정도로 친한데, 출전 시간에서 분명히 속상한 부분이 있었을 거다. 그런 부분을 크게 내색하지 않고 후배들의 성장을 도와준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연패 분위기에서도 팀의 중심을 잡고 '원팀'을 이끌어줬고, 파이널 때도 본인이 출전을 준비하면서 스스로 가치를 만들었다"고 고마워했다.
강한 압박 수비를 선보이는 SK, 수원 kt, 대구 한국가스공사 등 상위권 팀들의 경기 운영이나 하드콜 기조 등 KBL 트렌드를 따라 '수비 시스템 농구'를 계속 이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조 감독은 한편으로는 경기당 2개 정도에 불과한 속공 개수를 3∼4개로 올리고 경기당 평균 득점도 5∼6점은 더 올려볼 생각이라는 구상을 밝혔다. /연합뉴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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