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결승은 손흥민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2010년 함부르크에서 프로에 데뷔한 후 레버쿠젠을 거쳐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지금까지 프로 클럽에서 단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그의 유일한 우승 경력은 국가대표로 출전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전부다.
손흥민은 클럽 생활에서 몇 차례 우승에 근접했지만 모두 아쉽게 좌절됐다. 2016-2017시즌 프리미어리그 2위, 2018-2019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20-2021시즌 카라바오컵 준우승 등 '준우승 사나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
토트넘 역시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동안 어떤 공식 대회에서도 우승하지 못한 '무관'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이번 결승에서 맨유를 제압한다면 토트넘은 17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동시에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확보하게 된다.
손흥민이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끈다면, 1980년과 1988년 프랑크푸르트의 UEFA컵(유로파리그 전신) 우승을 이끈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에 이어 이 대회 우승을 경험한 또 한 명의 한국인 선수가 된다. 김동진과 이호는 2008년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속으로 우승한 바 있다.

토트넘은 이미 구단 역사상 단일 시즌 최저 승점 기록(1997-1998시즌 승점 44)을 경신했고, 맨유 역시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래 최저 승점과 최다 패배 기록을 세웠다.
손흥민은 발 부상으로 지난달 11일 프랑크푸르트와의 8강 1차전 이후 한 달가량 실전을 소화하지 못했다. 7경기 연속 결장한 후 11일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교체 출전으로 복귀했고, 17일 애스턴 빌라전에는 선발 출전했지만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이에 일부 스포츠 매체들은 결승전에서 손흥민의 벤치 출발을 예상하기도 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다시 리듬을 찾아가고 있으며,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주장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지난 12일 미디어 데이에서 손흥민은 "퍼즐을 만드는 데 모든 피스(조각)를 맞췄다고 생각하는데 가장 중요한 마지막 한 피스가 부족한 것 같다. 그 피스를 찾아 10년 동안 헤맸는데 이번엔 그 퍼즐을 맞출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첫 우승에 대한 간절함을 드러냈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 / 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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