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518] 왜 ‘페인트(Feint) 공격’이라고 말할까

김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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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1-10-08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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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에서 페인트 공격은 상대 블로킹을 따돌리기 위해 스파이크를 때리는 척하다가 다른 동작으로 공격하는 것을 말한다. 사진은 프로배구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이시우가 빈틈으로 페인트 공격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스포츠는 기본적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가져야 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페어플레이가 없는 스포츠는 더 이상 스포츠가 아니다”는 페어플레이 선언을 최고 가치로 삼는 이유이다. 축구 등 대부분의 종목에서 정정당당한 경기를 뜻하는 페어플레이를 선수들에게 강조한다.

하지만 승부에서 이기기 위해 상대를 속이는 동작인 페인트(Feint)를 허용하는 것은 이율배반적(二律背反的)인 스포츠의 속성이라고 할 수 있다. 페인트는 ‘가짜의’ ‘거짓된’을 의미하는 페이크(Fake)와 비슷한 동의어로 특정 동작을 하는 척 한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일반적으로 가짜를 뜻하는 말은 페이크 뉴스라는 말과 같이 ‘페이크’를 많이 사용하지만 스포츠에선 '페인트'라는 말을 주로 쓰는 경향이 있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페인트는 라틴어로 ‘만지다’는 의미인 ‘Fingere’에 어원을 두고 있다. 고대 프랑스어로 ‘거짓되다’는 뜻인 ‘Feint’라는 말이 영어로 건너왔다. 페인트가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한 동작을 하는 의미로 쓰이게 시작한 것은 1600년대부터였으며 스포츠에서 이 말을 사용한 것은 영국에서 근대스포츠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산업혁명 이후인 1800년대부터 였다고 한다.

배구에서 현재의 의미대로 쓰기 시작한 것은 불분명하지만 1920년대 본격적인 국제경기 규칙이 만들어지고 공식 국제대회를 갖기 시작한 때부터가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배구에서 페인트를 구체적으로 말하면 스파이크를 때리는 시늉을 하는 동작이라고 할 수 있다. 블로킹을 회피할 목적으로 페인트로 공격을 하는 것이다.

일본배구는 시간차 공격을 개발해 남자팀이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세계 정상을 차지하는데 비장의 기술로 활용했다. (본 코너 460회 ‘왜 시간차 공격(時間差攻擊)이라 말할까’ 참조) 이 시간차 공격도 일종의 페인트 공격이라고 말 할 수 있다.

페인트 공격은 상대의 의료를 찌른다. 페인트 공격을 성공시킨 팀은 매우 기분이 좋지만 반대로 당하는 팀 입장에선 아주 기운이 빠질 수 있다. 축구나 농구처럼 직접 몸을 부딪치지 않는 배구는 네트를 사이에 두고 강타를 때리는 게 기본적인 공격이지만 공격 행동에 페인트를 섞어 넣는다. 페인트 공격을 하는 경우는 상대 블로킹을 쉽게 따돌리기 위해서이다.

페인트공격은 주로 세터가 시도한다. 세터는 상대 블로커들이 당연히 볼을 띄워주리라 생각하기 때문에 속이기가 쉽다. 볼을 공중에서 공격수에게 패스하는 척 하다가 기습적으로 공격을 퍼붓는다. 물론 세터 말고도 공격진에서 페인트를 사용하기도 한다. 스파이크를 때리는 것처럼 하더니 슬쩍 블로킹 위로 넘겨버린다.

특히 페인트 공격은 상대 수비진이 블로킹 라인과 그 뒷 라인이 스파이크를 대비해 빈 공간이 많이 벌어질 때 많이 시도한다. 페인트 공격이 성공하려면 공격 타이밍을 잘 포착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 해야할 지, 어디로 보내야 할 지를 경기를 하면서도 잘 보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페인트 공격은 상대를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교란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한다. 전쟁으로 말하면 정규군이 하는 전투보다는 게릴라들이 벌이는 유격전 성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배구에서 페인트 공격은 다양하고도 오묘한 묘미를 보여주기 때문에 팬들에게 즐거움과 재미를 안겨준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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