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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470] 왜 서브 에이스(Serve Ace)라고 말할까

2021-08-20 07:46

2020도쿄올림픽 여자배구 경기에서 김연경이 호쾌한 점프서브를 넣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자료사진]
2020도쿄올림픽 여자배구 경기에서 김연경이 호쾌한 점프서브를 넣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자료사진]
2020도쿄올림픽에서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4위를 차지한 한국여자배구 경기를 보면서 배구의 매력에 흠뻑 빠진 초보 배구팬들이 많이 생겼다. 예선에서의 숙명의 일본전과 8강 터키전에서 극적인 풀세트 승부를 펼치며 역전승을 이끌어내는 모습은 도쿄올림픽 최고의 명장면으로 많은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TV 중계를 통해 경기를 본 여성팬들은 배구 룰이나 용어 등을 잘 알지 못하지만 한국이 이기는 것 자체가 좋아 배구 경기에 흠뻑 빠져 들었다.

배구에 대한 애정만을 갖고 경기를 즐겼던 것이다.

배구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사실 배구 용어를 아는 것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좋다. 용어를 알아야 경기를 잘 이해하며 재미있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풀세트 경기를 치른 일본전과 터키전에서 서브 에이스(Ace)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초보 배구팬들은 대충 무슨 뜻인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서브를 넣을 때 상대편이 받지 못해 득점을 올린다는 의미라는 것을 TV 중계 캐스터가 서브 에이스를 자주 말하는 것을 듣고 알 수 있을 법했다.

하지만 배구를 잘 아는 골수팬들도 왜 이 말을 써서 서브 점수를 의미하게 됐는지는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원래 서브 에이스라고 말을 했으니까 그런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에이스라는 용어를 제대로 알면 스포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 있다.

예전 본 코너에서 골프 용어들을 설명하면서 골프에서 에이스가 홀인원을 의미한다고 다룬 적이 있었다. (본 코너 59회 ‘왜 ‘홀인원(Hole in one)’을 ‘에이스(Ace)’라고 말할까‘ 참조) 에이스라는 말은 배구, 골프 뿐 아니라 야구, 테니스, 농구, 배드민턴 등 여러 종목에서 사용한다.

에이스라는 말의 기원은 여러 설이 존재한다. 먼저 미국야구에서 나온 유래가 가장 많이 언급된다. 1869년 신시내티 레드 스탁킹스 아사 브레이나드라는 출중한 투수가 57경기에 출전, 56경기를 승리로 이끌면서 그의 이름인 ‘아사(Asa)’가 널리 알려졌다. 이후 발굴의 성적을 올린 투수들의 별명을 ‘아사’라고 불렀으며 이 말이 나중 비슷한 철자인 ‘에이스(Ace)’가 됐다는 것이다. 테니스에서 출발한 말이라는 설도 있다. 1885년 테니스에서 서브로 점수를 얻는 용어로 에이스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브리타니카 백과사전 등에 따르면 원래 에이스의 본래 의미는 카드 트럼프에서 조커를 제외하고 최강의 패를 말한다. 에이스는 최고 말고 ‘1’이라는 숫자의 이미지도 갖고 있다. 족보로는 가장 높지만 숫자로는 가장 낮은 패라는 의미이다. 1이라는 숫자에서 유래해 보통 어떤 집단에서 최고의 실력을 가진 존재를 에이스라고 칭한다.

아마도 카드에서 사용하는 에이스라는 말이 미국 야구를 거쳐 테니스 등으로 보급되며 여러 종목 특성에 맞게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에이스라는 말은 대부분 최고의 선수를 뜻하는 말이거나 최고의 점수를 얻는 선수들을 가리킨다.

배구에서도 에이스만으로 쓸 때는 대표 공격수를 말한다. 상대 블로킹과 리시브가 제대로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공격력을 갖춘 선수를 에이스라고 부른다. 서브 에이스라고 서브와 에이스라는 두 단어로 쓸 때는 서브 득점을 의미한다. 서브로 확실한 득점을 올렸다는 뜻이다. 에이스에는 최고라는 의미와 함께 ‘숫자 1’이라는 의미도 함께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서브 에이스라는 말은 두 가지 의미를 모두 충족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서브로 득점을 올리는 것은 매우 드물었다. 실패 확률이 높은 점프 서브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대부분 안정적인 언더핸드 서브와 오버핸드 서브를 주로 많이 구사했다. 하지만 키가 크고 힘이 좋은 선수들이 점프 서브를 본격적으로 선을 보이면서 서브로 득점을 올리는 것이 세계 배구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 이어 9년만에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여자배구의 4강 신화를 다시 일궈낸 ‘배구 여제’ 김연경을 비롯해 박정아, 김희진, 염혜선, 김수지, 양효진 등 주전 선수들 대부분이 점프 서브로 서브 에이스를 올리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만큼 한국여자배구가 서브 파워와 기술을 보완해 세계 정상권으로 발돋음하게 됐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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