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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468] 스파이크 서브(Spike Serve)는 일본식 영어, 점프 서브(Jump Serve)가 맞다

2021-08-18 08:06

한국여자배구 에이스 김연경이 점프 서브를 넣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여자배구 에이스 김연경이 점프 서브를 넣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배구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장면은 점프를 떠서 서브를 넣는 것이다. 이는 야구 홈런, 농구 덩크슛만큼 호쾌한 느낌을 갖게 해준다. 프로 배구 선수들에게도 공중으로 솟아올라 강력한 서브를 넣는 것은 쉽지 않다. 양날의 검과 같아서 서브가 성공하면 득점을 올릴 수 있지만 실수를 하면 오히려 상대팀에게 1점을 내주기 때문이다. 점프를 떠서 서브를 할 것인지, 아니면 그냥 서브를 할 것인지 선수들은 마치 햄릿처럼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국내 배구에서는 이런 서브를 스파이크 서브(Spike Serve)라고 말한다. 강하게 때리는 샷인 스파이크를 하는 것과 같은 서브라는 의미이다. (본 코너 458회 ‘왜 스파이크(Spike)라고 말할까’ 참조) 스파이크 서브는 느리게 날아가며 방향 변화가 심한 플로터 서브(Floater Serve)와는 다른 구질을 보인다. 스피드와 힘을 실어 때려 강도가 플로터서브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본 코너 467회 '왜 플로터 서브(Floater Serve)라고 말할까' 참조) 서브의 위력을 키우기 위해서 높이 점프를 떠서 손목으로 강하게 상대 코트에 내리꽂기 때문이다. 시속 120km의 서브는 1초에 33.3m를 날아가 9m 떨어진 네트를 넘어 상대 코트에 닿는 시간은 0.5초 안팎이면 충분하다 .수비 진영에선 공을 쫓아가 리시브를 하는데 애를 먹을 수 밖에 없다. 스파이크 서브는 강력한 무기이지만 상대적으로 실패율도 높다. 배구 통계분석에 따르면 대체적으로 5개 중 1개는 실패를 한다는게 정설이다.

원래 국내배구서는 스파이크 서브라는 말을 쓰기 이전에는 스카이 서브(Sky Serve)라고도 불렀으며 우리말로 돌고래 서브라고도 말했다. 1980-90년대 국가대표 왼손 공격수 장윤창이 국내에 처음 선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말들은 국제배구용어에서는 쓰지 않는다. 국제적으로는 스파이크 서브라고 하지않고 점프 서브(Jump Serve)라고 말한다. 점프를 하면서 넣은 서브라는 의미이다. 위키피디아나 국제배구용어사전에선 스파이크 서브라는 말은 찾을 수 없고 같은 의미인 점프서브라고 해야 검색해야 한다. 스파이크 서브라는 말은 오래 전 일본식 영어로 들여왔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본에서도 현재는 스파이크 서브라는 말보다는 점프 서브를 더 많이 사용한다.

점프 서브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84년 LA올림픽 남자배구 결승 미국과 브라질전이었다. 미국은 당시 브라질에 3-0으로 완승을 거두었는데 탄력이 뛰어난 브라질 선수들이 점프 서브를 구사해 미국 수비진들을 당황하게 했다. 이후 세계적으로 퍼져 나가며 20여년만에 올림픽에서 점프 서브는 가장 주요한 서브 무기로 자리잡았다. 1990년대 세계배구 최강으로 군림했던 이탈리아 선수들은 주전 모두 점프 서브를 구사하기도 했다. 현대 배구서는 남자선수들 뿐 아니라 여자선수들도 위력적인 점프 서브를 넣는다. 이제는 점프 서브가 공격의 첫 출발점으로 삼아 득점원으로 활용한다.

2020도쿄올림픽 여자배구에서 4강신화를 연출한 한국여자팀은 에이스 김연경이 결정률 높은 점프 서브를 주도했으며 여러 주전들이 상대 코트에 점프 서브를 꽂기도 했다. 여자 결승에서 맞붙은 미국과 브라질 대부분의 선수들은 점프 서브 대결로 수준높은 경기를 펼쳤다. 강팀들일수록 점프 서브를 주요 전력으로 운용하는 경향이 많은게 현대 배구의 흐름이다.

국내프로배구서는 외국인 선수들이 점프 서브를 주도하고 있다. 큰 키와 힘을 앞세워 높은 타점을 활용한 강한 점프 서브를 넣으며 득점을 올리는 외국인 선수들은 팀마다 서브득점에서 대부분 상위권을 지킨다. 이에 반해 국내 선수들은 점프 서브보다는 효율성이 높은 플로터 서브를 주로 많이 넣는다.

점프 서브의 특징은 스파이크와 같이 속도와 파괴력에 있다. 플로터 서브와는 볼의 궤도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점프 서브는 예상하는 것보다 앞에 떨어지는 플로터 서브에 비해 구석 구석을 파고 들어 상대 수비 허점을 노린다. 점프 서브를 제대로 구사하려면 볼을 적당한 높이로 올려 점프 타이밍에 잘 맞추는게 중요하다. 특히 스피드와 파워를 실려야 하기 때문에 상대에게 여유를 주지않고 순간적으로 코트에 볼을 꽂는 것이 이상적이다.

점프 서브를 잘 하기 위해 선수들은 많은 연습을 해야한다. 자신이 엔드라인에서 얼마나 떨어진 위치에서 도움 닫기를 시작하면 좋은 가를 보폭을 측정해 반복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점프 서브는 어려운 동작일 뿐만 아니라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다. 선수들은 점프서브를 계속 하면서 상당한 피로도를 느낀다. 또 부상의 위험도 있다. 허리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가져와 부상당할 가능성이 높다. 점프 서브를 하는 선수들이 평소 어깨 근육을 키우고 하체 근육 단련을 하는 이유이다.

점프 서브가 시원스럽게 상대 코트에 꽂혀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팬들은 배구의 묘미를 느낀다. 하지만 선수들은 매번 점프 서브의 성공가능성에 두려움을 갖고 있으면서 점프 서브를 공격무기로 삼아 상대 코트에 넣는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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