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오하이오주 카지노관리위원회는 22일(한국시간) 블루제이스의 존 슈나이더 감독을 협박한 혐의를 받는 블레이크 모건을 주의 스포츠 도박 출입 금지 명단에 등록했다. 이에 따라 모건은 오하이오주 내 도박 시설에 출입할 수 없으며, 합법적인 스포츠 베팅 시장에도 참여할 수 없게 됐다.
미 매체들에 따르면 사건은 2025년 월드시리즈 4차전이 열린 밤에 발생했다. 모건은 MLB 고객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걸어 약 14분 동안 슈나이더 감독을 향해 여러 차례 위협적인 발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슈나이더 감독은 오타니 쇼헤이를 고의사구로 내보내는 작전을 선택했다. 이에 불만을 품은 발신자는 감독이 도박으로 이익을 얻기 위해 경기를 조작하는 것처럼 주장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발신자는 감독을 직접 찾아가 해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감독의 주소와 개인정보도 알고 있다고 위협했다. MLB 조사 결과 모건은 도박을 했다는 사실과 해당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슈나이더 감독에 대한 협박 혐의로 형사 기소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MLB는 사건 발생 이틀 뒤 모건에게 리그 시설과 행사에 대한 무기한 출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오하이오주 당국도 별도로 도박 시장 참여를 금지했다.
문제는 이런 일이 한 번의 돌발 사건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마이크 실트 감독은 2025년 시즌을 마친 뒤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그는 야구 시즌의 부담이 정신적·육체적·감정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줬다고 밝혔다. 수면 문제와 가슴 통증, 탈모 등 건강상의 어려움도 겪었다고 전해졌다. 실트 감독은 살해 협박을 받았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감독은 선수 기용과 투수 교체, 작전 선택을 책임진다. 하지만 그 결정이 베팅 결과와 다르다는 이유로 협박까지 받아야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경기 결과에 대한 비판과 개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범죄는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선수와 가족을 향한 협박은 이미 현실이 됐다.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는 자신의 SNS를 통해 아내가 신체적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을 받았으며, 반려견을 독살하겠다는 위협까지 있었다고 공개했다. 그는 더 이상 참지 않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그의 아내도 반복되는 위협에 고통을 호소했다. 2026년 5월에는 자택 앞에서 괴롭힘을 당한 사실을 공개하며 사생활 침해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고, 관련 자료를 경찰에 제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2025년 실시한 SNS 피해 실태 조사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났다. 조사에 참여한 선수 163명 가운데 경기력에 대한 단순 비난을 넘어 살해 협박과 성희롱, 스토킹 등 범죄 수준의 피해 사례가 보고됐다. 피해는 선수 본인뿐 아니라 부모와 배우자 등 가족에게까지 이어졌다.
물론 디아즈 가족을 협박한 사람들이 모두 스포츠 베팅 때문에 그런 행동을 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베팅 손실에 분노한 이용자들이 선수와 감독을 위협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선수와 가족을 향한 심각한 협박이 발생하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스포츠 베팅이 경기 결과뿐 아니라 선수 개인의 세부 기록까지 돈과 연결한다는 점이다. 베팅에 돈을 건 사람이 자신이 예상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선수에게 책임을 돌린다면, 경기에서 최선을 다한 선수조차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작전 하나 잘못 선택했다고 살해 협박을 받고, 타석에서 안타 하나 치지 못했다고 가족까지 공격받는다면 스포츠 현장은 더 이상 안전한 일터가 될 수 없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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