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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882] 왜 ‘우슈(武術)’라고 말할까

2026-08-22 10:02

 산둥성 대표팀과 합동 훈련한 한국 우슈 대표팀[대한우슈협회 제공]
산둥성 대표팀과 합동 훈련한 한국 우슈 대표팀[대한우슈협회 제공]
중국 무술을 가리킬 때 흔히 ‘쿵후(功夫)’라는 말을 먼저 떠올린다. 이소룡과 성룡이 등장하는 영화 속 화려한 발차기와 권법 때문이다. 쿵푸는 사실상 중국 무술의 다른 이름처럼 들리지만, 중국어에서 ‘功夫(gōngfu)’는 원래 무술만을 의미하는 말이 아니다.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쌓은 기량이나 숙련, 공력을 뜻한다. 어떤 사람이 특정 분야에서 오랫동안 노력해 뛰어난 솜씨를 갖추었다면 그 역시 쿵푸라고 표현할 수 있다.

따라서 쿵푸가 무술을 가리키는 말로 널리 알려진 것은 중국 무술이 서구와 세계 대중문화에 소개되는 과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홍콩 영화와 이소룡을 비롯한 무술 스타들의 영향으로 쿵푸가 중국 무술을 대표하는 국제적인 단어처럼 자리 잡았다. (본 코너 1881회 ‘왜 ‘쿵후’라고 말할까‘ 참조)

그런데 경기장에서는 쿵후보다 ‘우슈(武術)’라는 이름이 더 정확하게 사용된다. 그렇다면 우슈라는 말은 대체 어디에서 왔을까. 우슈의 한자는 ‘武術’이다. 한국어로 읽으면 ‘무술’, 중국어로 읽으면 ‘우슈(wǔshù)’다. 말의 구조도 어렵지 않다. ‘武(무)’는 무력이나 군사, 싸움과 관련된 것을 뜻하고, ‘術(술)’은 기술이나 방법, 기예를 뜻한다. 따라서 무술은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무(武)에 관한 기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우슈보다는 무술이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했다. 아마도 우슈라는 말을 본격적으로 쓴 것은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우슈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우슈는 중국 무술을 가리키는 명칭으로 일찍이 자리 잡았다. 여기에는 현대 스포츠로서 중국 무술을 정리해 온 역사도 있다. 중국에서는 수많은 지역과 유파에 걸쳐 다양한 무술이 발전해왔다. 현대에 들어서면서 이를 하나의 체육 종목으로 정리하고 표준화하는 과정이 진행됐고, 오늘날 경기장에서 보는 우슈가 만들어졌다. 대한우슈협회 역시 우슈가 중국에서 ‘국술’ 등의 명칭을 거쳐 현대적인 경기 종목으로 발전했다고 설명한다.

우슈라는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겹쳐 있다. 넓게는 중국의 무술 전반을 가리키고, 좁게는 규칙과 경기 방식이 정비된 현대 스포츠로서의 우슈를 뜻한다. 실제 경기 우슈는 크게 투로와 산타로 나뉜다. 투로는 정해진 권법이나 무기술 동작을 연기하며 기술과 표현을 겨루는 종목이고, 산타는 주먹·발차기·던지기 등을 활용해 상대와 겨루는 대련 종목이다.


이렇게 보면 우슈라는 이름은 단순히 무술을 중국식으로 발음한 것 이상의 역할을 한다. 무술이라고 하면 너무 넓은 세계를 떠올린다. 태권도, 유도, 검도, 가라테 등 무예 전반을 포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우슈라고 하면 중국 무술이라는 문화적 배경과 함께, 국제 스포츠로 정리된 특정 종목을 떠올릴 수 있다.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에서 우슈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도 이러한 변화에서 중요한 장면이었다. 한국에서도 과거 쿵푸 등으로 불리던 중국 무술이 점차 우슈라는 이름으로 정착하는 계기가 됐다.

그렇다면 우슈라는 말을 굳이 써야 할까. 꼭 그렇지는 않다. 중국 무술을 일반적으로 설명할 때는 중국 무술’이나 무술이라고 해도 충분하다. 다만 경기 종목이나 현대 스포츠를 이야기할 때는 우슈라는 이름이 훨씬 정확하다. 태권도를 그냥 무술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결국 ‘왜 우슈라고 말하는가’라는 질문의 답은 의외로 간단하면서도 역사적이다. 우슈는 武術의 중국어 발음이고, 동시에 수많은 중국 전통 무술을 현대적인 스포츠의 틀 안에서 정리한 이름이기 때문이다.

우슈라고 말하는 순간, 단순히 중국어 발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 속 쿵후에서 스포츠 경기장으로 이어진 중국 무술의 변화까지 함께 부르고 있는 셈이다. 말 하나가 바뀐 것이 아니라, 무술을 바라보는 시대의 방식이 바뀐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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