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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만 있으면 과거 세탁 가능?' 키움, '히어로즈인가 '빌런'인가...강정호, 러셀, 푸이그, 안우진, 박준현

2026-01-24 07:22

왼쪽부터 푸이그, 러셀, 강정호
왼쪽부터 푸이그, 러셀, 강정호
키움 히어로즈의 선수 영입 리스트를 훑어보고 있자면, 이곳이 야구단인지 '사법기관의 보호 관찰소'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최근 야시엘 푸이그의 '징역 20년형 가능성'과 신인 박준현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시끄러운 와중에, 과거 강정호와 에디슨 러셀까지 소환되는 풍경은 이 구단의 뿌리 깊은 '리스크 수집' 본능을 다시금 확인시켜 준다.

키움의 리스크 감수 역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음주운전 삼진아웃으로 메이저리그에서도, 국내 야구계에서도 외면받았던 강정호를 복귀시키려 했던 시도는 그 정점이었다. 당시 구단은 선배로서의 기회와 전력 보강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이는 리그 전체의 도덕적 가이드라인을 정면으로 들이받는 행위였다. 팬들의 거센 반발에 밀려 결국 무산되긴 했으나, 그 과정에서 보여준 구단의 독단은 실력만 있으면 과거는 세탁 가능하다는 오만한 철학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에디슨 러셀의 영입 역시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 시절 가정폭력 징계 전력이 뚜렷한 선수를 '실력파 외인'이라는 포장지로 감싸 안았다. 도덕적 결함이 있는 선수를 저렴하게 데려와 성과를 내겠다는 계산은 영리해 보일지 모르나, 그로 인해 구단 이미지에 박힌 '빌런 대피소'라는 낙인은 지우기 어려운 흉터가 되었다. 남들이 기피하는 매물을 주워 담는 것을 실리라고 부르기엔, 그들이 짊어진 도덕적 부채가 너무나도 무겁다.

이러한 키움의 행보는 자생형 구단이라는 태생적 한계에서 기인한 '생존 전략'으로 포장되곤 한다. 자본력이 부족하니 리스크가 있는 선수를 싸게 사서 최대 효율을 뽑아내겠다는 논리다. 하지만 그 효율의 이면에는 피해자들의 눈물과 야구팬들의 냉소가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의 영입을 강행했던 태도는 결국 구단 스스로를 '논란의 블랙홀'로 밀어 넣었다.

최근의 박준현 사태 역시 앞선 사례들의 복사판이다. 교육청의 판결보다 선수의 소명을 우선시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모습은, 과거 강정호나 러셀 때 보여준 구단의 '선택적 믿음'과 궤를 같이한다. 문제적 인물들을 끊임없이 끌어안으면서도 궁색한 변명만 반복하는 사이, 키움의 브랜드는 '도전하는 영웅'이 아닌 '논란의 빌런'으로 변질됐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지만, 팬들은 기록 너머의 가치를 본다. 범죄 전력자와 학교폭력 가해자, 사법 방해 혐의자들로 라인업을 채워나가는 구단을 향해 어떤 어린이가 '영웅'을 꿈꾸며 야구장을 찾겠는가. 그들이 거두는 승리는 박수받지 못하는 그들만의 잔치로 남을 수밖에 없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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