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가 발표한 2026년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에 따르면, 추신수는 단 1표를 획득하는 데 그치며 득표율 5% 미만으로 차기 후보 자격을 상실할 것이 확실해졌다. 한국인 최초의 후보 등재라는 역사적 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 권위의 전당으로 향하는 길은 여전히 견고하고 높다.
추신수에게 소중한 1표를 던진 이는 댈러스스포츠(DLLS) 소속의 제프 윌슨 기자였다. 그는 추신수를 단순한 기록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개척자'라고 평가하며 투표의 정당성을 부여했다. 특히 통산 OPS 0.824라는 준수한 성적과 더불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경제적 위기에 처한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위해 사비를 털어 지원했던 인격적인 면모가 투표의 결정적 근거가 되었다. 비록 한 표에 그쳤으나, 이는 메이저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에 한국인의 이름을 공식적인 '득표자'로 남겼다는 점에서 커다란 상징성을 지닌다.
하지만 현실적인 기록의 잣대는 냉정하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투표권자의 75% 이상의 지지가 필요하며, 후보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최소 5%의 득표율을 기록해야 한다. 추신수가 기록한 통산 218홈런, 1,671안타, 0.377의 출루율은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타자로서의 자질을 충분히 증명하지만, 명예의 전당이 요구하는 '3,000안타'나 '500홈런' 같은 역사적 누적 기록에는 미치지 못했다. 여기에 MVP 수상 경력이나 올스타 선정 횟수가 적다는 점도 기자단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부족한 요소로 작용했다.
추신수의 탈락은 자연스럽게 향후 후보에 오를 류현진에게로 시선을 옮기게 한다. 그러나 야구계 안팎의 평가는 류현진 역시 명예의 전당 입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류현진은 2019년 평균자책점(ERA) 전체 1위에 오르며 사이영상 투표 2위를 기록하는 등 단기적인 임팩트 면에서는 추신수를 능가했다. 그러나 투수의 명예의 전당 입성 기준인 200승 혹은 3,000탈삼진이라는 누적 수치와 비교했을 때, 메이저리그 통산 78승이라는 기록은 양적인 면에서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잦은 부상으로 인해 누적 이닝이 적고 전성기를 오래 지속하지 못했다는 점이 그의 발목을 잡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박찬호에 이어 추신수, 류현진으로 이어지는 한국 야구의 황금 세대들이 메이저리그에서 눈부신 성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명예의 전당 입성은 당분간 요원할 전망이다. 이는 한국 선수의 기량이 부족해서라기보다, 메이저리그 역사 150년이 쌓아 올린 전설들의 기준치가 그만큼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명예의 전당은 단순히 '잘한 선수'가 아닌, 한 시대를 완전히 지배한 '불멸의 전설'들에게만 허락되는 성역이다.
한편, 2026 입회 회원은 21일 오전 8시 발표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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