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Crew’의 어원은 증강한다는 뜻을 가진 라틴어 ‘Crescere’이다. 이 말은 지원군으로 복무하는 군인을 의미하는 단어로 쓰였다. 고대 프랑스어 ‘’Creue’를 거쳐 16세기부터 영어로 사람들의 무리를 뜻하는 말로 사용했다.
우리나라 언론은 크루라는 말을 일제강점기 때부터 기사에서 썼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의하면 조선일보 1925년 3월17일자 ‘劒牛兩大學(검우양대학)’ 기사는 ‘영국윤대연중행사(英國倫敦年中行事)의히나로 비상(非常)한 인기(人氣)를 끄어는우진(牛津)·검교양대학(劒橋兩大學)의대항(對抗)『뽀트』경조(競漕)는 내이십팔일(來二十八日)에 행(行)할터인바 양대학(兩大學)의『크루』는『데임스』하상(河上)에나타나맹렬(猛烈)한연습(練習)을하는중(中)이리더라(윤돈전(倫敦電))’고 전했다. 영국 런던발로 옥스퍼드와 캐임브리지 양 대학 조정 경기 소식을 알린 것이다.
스케이트보드에선 크루를 보드를 타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말로 사용한다. 바다에서 선원들이 힘을 합쳐 배가 나아가듯 거리와 파크에서 스케이터들은 기술을 공유하고 서로의 도전을 응원한다는 의미로 크루라는 말을 쓴다. 스케이트보드에서 기술을 연습하고 영상을 찍고 문화를 공유하려면 동료와의 결속이 중요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자신들이 속한 작은 집단을 크루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1990년대 이후 스트리트 스케이팅이 확산되면서 프로 팀처럼 상업적 관계가 아니라 친구 중심의 자율적인 모임을 가리키는 말로 크루가 쓰였다. 따라서 크루는 단순히 동호회가 아니라 함께 장소를 찾아다니고, 서로 가족처럼 어울리는 공동체를 의미했다.
스케이트보드가 올림픽 종목이 되면서 팀 단위의 전문화가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하지만 크루는 여전히 스케이트보드의 뿌리이자 문화적 에너지의 원천이 된다. 크루는 친구들과 함께 길 위를 달리며 웃고 떠들며 즐기는 스케이터들의 자유로운 공동체적 이름인 것이다. (본 코너 1532회 ‘스케이트보드는 어떻게 올림픽 종목이 됐을까’ 참조)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