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게임이라는 말은 1995년 미국 ESPN이 개최한 극한 스포츠 대회의 공식 명칭에서 유래했다. 처음에는 ‘Extreme Games’라고 불렀다가 2년 뒤인 1997년부터 공식 명칭도 ‘X Games’로 확정했다. ‘X’는 위험하고 극한의 도전을 강조하는 ‘Extreme’, 미지의 영역, 새로운 시도라는 의미인 ‘Unknown’, 특별한 매력·잠재력을 의미하는 ‘X-factor’ 등을 상징하는 단어이다. 단순히 '익스트림 스포츠 경기'가 아니라 새로운 세대의 도전과 개성을 담은 것이다. 따라서 엑스게임은 단순한 대회 이름 이상으로, 스트리트·액션 스포츠의 대명사처럼 쓰였다.
우리나라 언론은 1990년대 후반부터 엑스게임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경향신문 1996년 6월13일자 ‘스릴 무한대'엑스게임'열풍’ 기사는 ‘미국에서 스릴 무한대의 엑스게임 열풍’이라고 소개했다.
엑스게임은 스케이트보드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스케이트보드는 원래 거리 문화였고, 주류 스포츠로는 인정받지 못했다. 1995년 첫 ‘X Games’에서 스케이트보드가 메인 종목으로 등장하면서 TV·케이블 방송을 통해 전 세계 수억 명에게 노출됐다. 이 덕분에 보드 타는 아이들이 하는 종목에서 전문 경기 종목으로 자리잡았다.
‘X Games’에서 토니 호크(Tony Hawk), 밥 번퀴스트(Bob Burnquist) 같은 전설적 스케이터들이 활약해 인기를 모았다. 토니 호크가 1999년 세계 최초로 900도 회전(더 나인 헌드레드)을 성공한 것은 스포츠 역사에 남는 장면이었다. 이런 스타들이 스케이트보드를 올림픽 수준의 경쟁적 스포츠로 끌어올리게 된 것이다.
‘X Games’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점수화·심사 기준을 도입해 스포츠화가 됐다. 난이도, 완성도, 스타일, 창의성 등 올림픽에서 쓰이는 기준들을 ‘X Games’에서 정착시켰다. 스케이트보드에서 스트리트, 파크 같은 경기 형식 분류도 ‘X Games’에서 대중화됐다.
스케이트보드는 ‘X Games’를 통해 스폰서십, 방송권, 티켓 판매가 가능한 시장성을 증명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새로운 종목을 고를 때, ‘젊은 층의 관심과 경제적 가치’를 중시하는데, ‘X Games’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2000년대 이후 IOC는 올림픽 세대교체를 위해 청소년·도시 스포츠를 적극 도입했다. 스케이트보드는 ‘X Games’에서 글로벌 흥행력과 젊은 세대 친화력을 입증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가장 적합한 후보가 됐던 것이다. (본 코너 1532회 '스케이트보드는 어떻게 올림픽 종목이 됐을까' 참조)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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