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6(월)

스포츠

농구 명가의 몰락, 삼성 4시즌 연속 꼴찌...속공 부재·실책 과잉의 악순환

2025-04-08 06:29

지시하는 삼성 김효범 감독
지시하는 삼성 김효범 감독
과거 '명가'로 불리던 서울 삼성이 한국 프로농구 역사상 전례 없는 4시즌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쓰게 됐다.

지난 6일 고양 소노(18승 35패)가 정규리그 1위 서울 SK를 96-71로 제압하고, 같은 날 삼성이 울산 현대모비스에 76-84로 패배하면서 삼성의 올 시즌 최하위가 확정됐다. 7일 기준 삼성의 성적은 16승 37패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나마 올 시즌 성적은 직전 3시즌과 비교하면 선전한 편이다. 2021-2022시즌 9승에 그쳤던 삼성은 이후 2시즌 동안 각각 14승을 기록했다. 올 시즌의 16승은 최근 4시즌 중 가장 많은 승리 수치다.

삼성은 이미 지난 시즌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3시즌 연속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올 시즌에도 탈꼴찌 실패로 이 불명예를 '4시즌 연속'으로 연장하게 됐다.

한때 삼성은 매 시즌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하는 강호로 평가받았다. 2004년 안준호 감독 부임 이후 7시즌 연속 PO에 올랐으며, 2005-2006시즌 우승과 함께 2007-2008, 2008-2009시즌 준우승을 차지했던 명문 구단이었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최근 4시즌 동안 같은 패턴의 약점을 반복하며 깊은 수렁에 빠졌다고 분석한다. 올 시즌 삼성은 '빠른 농구'와는 거리가 먼 팀이었다. 평균 속공 횟수 3.6회로 리그 8위에 그쳤다. 속공 횟수가 더 적은 두 팀(가스공사, LG)은 상대적으로 정확한 경기 운영으로 상위권에 자리했다.

삼성 이정현이 골 밑으로 파고들고 있다
삼성 이정현이 골 밑으로 파고들고 있다
동시에 삼성은 리그 최다 평균 실책(12.8개)을 기록하며 가장 불안정한 경기력을 보였다. 문제는 이런 경기 스타일이 지난 4시즌 동안 지속됐다는 점이다. 최근 4시즌 삼성의 속공 횟수 순위는 9위, 9위, 9위, 8위였고, 실책 순위는 2위, 3위, 1위, 1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을 통틀어 보면 삼성은 10개 팀 중 실책 1위(11.8개), 속공 횟수 10위(3.1개)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겼다. 이는 속공 시 마무리까지 책임질 수 있는 역량 있는 가드와 포워드의 부재에서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자유계약(FA) 시장에서 양홍석(LG), 최준용(KCC) 같은 리바운드 후 빠른 전환 공격에 능한 포워드들이 있었지만, 자금 경쟁에서 삼성은 번번이 뒤처졌다. 지난 4시즌 동안 삼성이 영입한 주요 FA는 속공보다 지공을 선호하는 베테랑 가드 이정현과 이대성뿐이었다.

두 선수 모두 나이와 해외 진출 이력으로 보상선수나 보상금이 필요 없는 FA였다는 점에서, 삼성이 '출혈'을 최소화하려는 소극적 영입 전략을 취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게다가 이대성은 개막 전 무릎 부상으로 아직 삼성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동시에 영입된 외국인 선수들도 팀의 약점을 보완하기보다는 오히려 약점을 더 부각시켰다. 지난 시즌과 올 시즌 삼성의 주축으로 활약한 코피 코번은 골 밑 장악력은 뛰어나지만, 기동력이 부족하고 실책이 많은 스타일이다. 코번은 지난 시즌 평균 2.9개(리그 3위), 올 시즌 2.4개(7위)의 실책을 기록했다.

최근 4시즌 동안 '느린 공격과 잦은 실책'이라는 동일한 문제점이 반복되고 있음에도 이를 해결할 적절한 선수 영입과 전술 변화에 실패한 것이 삼성의 장기 침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슬찬 마니아타임즈 기자 / sc3117@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