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처음으로 3개 구단이 동시에 외국인 선수를 주장으로 선임하면서, K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들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FC서울의 린가드, 포항 스틸러스의 완델손, 대구FC의 세징야가 그 주인공들이다.
FC서울은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제시 린가드(33)를 새 시즌 주장으로 임명했다. 지난해 6월 기성용의 부상으로 임시 주장을 맡았던 린가드는 이제 정식으로 팀을 이끌게 됐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동료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고 있는 린가드를 주장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린가드는 지난 시즌 26경기에서 6골을 기록하며 팀의 파이널A 진출과 4위 마감에 큰 역할을 했다. 그의 존재감은 경기장 안팎에서 빛을 발했다. 승리 후 라커룸에서 신나게 춤을 추며 팀 분위기를 띄우고, 패배 후에는 동료들을 격려하는 등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린가드는 휴가를 반납하고 개인 훈련을 하는 성실함과 후배들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으로 팀 내에서 강한 신뢰를 얻었다. 그의 영입으로 서울은 유료 관중 50만 명 돌파라는 새로운 기록도 세웠다.

그의 성실함은 경기장에서도 빛을 발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전 경기(38경기)에 출전하는 강인한 체력을 과시했다. 포항 구단 관계자는 "유쾌한 성격의 완델손은 한국 선수들과도 끈끈하게 지낸다"며 "전지훈련 때 한국 선수들이 완델손에게 근력 운동을 가르쳐 달라고 하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고 주장을 잘 뽑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대구FC의 세징야(36)는 3년 연속 주장 완장을 차게 됐다. '대구의 왕'으로 불리는 그는 2016년부터 대구에서만 뛰고 있는 '원 클럽맨'이다. K리그1 정규리그 통산 226경기에 출전해 88골을 기록 중인 세징야는 대구 팬들 사이에서 '동상을 세워줘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K리그1에서 외국인 선수들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그들의 실력과 리더십이 인정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단순히 경기력만이 아닌 팀 문화 형성과 선수단 단합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2025시즌 K리그1은 이들 세 명의 외국인 주장들이 각 팀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에 대한 관심으로 뜨겁다. 린가드, 완델손, 세징야의 리더십이 팀 성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이러한 외국인 주장 체제가 K리그에 어떤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이는 K리그의 국제화와 경쟁력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 / 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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