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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계약이 결코 '최악 2위'가 아닌 이유는?...샌프란시스코 절박함+김하성 효과+보라스 수완

2024-02-25 13:55

이정후
이정후
미국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전현직 구단 임원, 감독, 코치, 스카우트 등 3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이정후의 계약이 최악의 계약 부문 2위였다.

선수의 기량보다 계약 내용, 즉 금액이 선정 기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정후의 계약이 과하다고 했을까?

우선, 지금까지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장기 계약한 7명의 계약 내용을 살펴보자.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는 지난 1월 내야수 콜트 키스(MLB 파이프라인의 22번 유망주)와 3개의 클럽 옵션이 포함된 6년 2천864만2천500만달러에 계약했다. 9년간 3개의 팀 옵션을 모두 달성하면 최대 6천400만달러를 더 받을 수 있어 총계약 규모는 8천200만달러에 달한다.

키스는 부상으로 마이너리그 첫 두 시즌 동안 113경기에 출전했다. 건강을 칮은 2023년에 더블A와 트리플A 사이에서 126경기에 나서 타율 .306, 27홈런, 101타점, OPS .932를 기록했다.

이 계약으로 키스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20년 MLB 드래프트 5라운드에 지명된 지 4년이 채 안 된 시점에 MLB 데뷔를 하게 됐다.

밀워키 브루어스는 2023년 12월 잭슨 츄리오와 8년 8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2021년 모국인 베네수엘라에서 아마추어 자유계약선수(FA)로 밀워키와 계약한 그는 2023년 더블A와 트리플A 사이에서 128경기에 걸쳐 .283/.338/.467, 22홈런, 91타점, 44도루를 기록했다.

이밖에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2020년 1월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와 6년 5천만 달러에 계약했고, 시애틀 매리너스는 에반 화이트와 6년 24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또 화이트삭스는 2019년 3월 엘로이 히메네스와 6년 4300만 달러에 계약했고,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2018년 3월 스캇 킹어리와 6년 2400만 달러에 계약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2014년 6월 존 싱글턴과 5년 1천만 달러에 계약했다.

모두들 이정후의 계약 규모에 한참 뒤진다.

이정후 직전 미국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고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4년 28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일본 선수로는 지난해 시카고 컵스와 5년 8500만 달러에 계약한 스즈키 세이야와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9천만 달러에 도장을 찍은 요시다 마사타카가 있다.

이들 역시 이정후의 총액 규모 및 평균 연봉에서도 뒤진다.

특히 KBO리그보다 수준이 높은 일본프로야구(NPB) 출신들을 제쳤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볼 때 이정후의 계약이 과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정후의 계약이 1억달러를 넘은 것은 샌프란시스코의 절박함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수완 때문으로 분석된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를 수 년 동안 관찰했다. 즉, 이정후를 영입해야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했다.

여기에 출루율이 높은 중견수가 당장 필요했다. 코디 벨린저가 있으나 너무 비싸다.

김하성의 성공도 일정 부분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사실 강정호의 예를 봐도 KBO 엘리트 타자는 메이저리그에서 당장 통한다는 사실이 이미 입증됐다. 여기에 김하성이 맹활약하자 이정후 영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구단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 들어 예상보다 많은 돈을 따내는 보라스는 샌프란시스코의 이 같은 절박함을 효과적으로 이용했다.

결국, 이정후의 1억1300만 달러 계약은 다소 파격적인 것은 맞지만 이 같은 요소들 때문에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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