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꿔 말하면 스캇 보라스의 '매직'이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보라스는 "많은 구단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류현진의 계약을 확신했다.
하지만 시간만 질질 끌다가 류현진을 메이저리그에 잔류시키는 데 실패했다.
한국 선수들은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두는 경우가 많다. 대박 계약을 많이 따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패한 경우도 허다하다.
보라스는 나성범을 애지중지하며 키웠다. 그러나 그의 현란한 혀놀림은 통하지 않았다. 결국 나성범은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추신수 역시 실패로 귀결됐다.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계약에서 대박을 터뜨렸으나 추신수는 계약이 만료되자 사실상 보라스를 버렸다. 텍사스와의 계약 기간이 끝나자 보라스는 추신수에 신경을 써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준석에게도 기대 이하의 계약금을 안겨줬다. 당초 거액의 계약금을 기대했으나 고작 75만 달러에 그쳤다.
한국 선수 뿐 아니다. 카를로스 코레아 계약은 역대급 흑역사로 기억될 것이다. 샌프랜시스코 자이언츠, 뉴욕 메츠와 거대 계약을 맺었으나 신체검사에서 낙방, 훨씬 적은 금액에 미네소타 트윈스로 돌아가는 촌극을 연출했다.
LA 다저스는 보라스 고객 제임스 팩스턴과 1년 계약을 맺기로 합의했으나 건강 문제로 보장 금액을 대폭 낮췄다.
보라스 고객과 계약했다가 낭패를 본 케이스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먹튀'는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크리스 데이비스, 앤서니 렌던 등이 있다.
스트라스버그는 MLB 최악의 "먹튀"로 꼽힌다.
스트라스버그는 2019-2020 FA 시장에서 워싱턴과 7년 2억4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하지만 계약을 맺은 뒤 2022년까지 3년간 단 8경기서 31⅓이닝만 소화하면서 1승4패 평균자책점 6.89를 기록했다. 2023년에는 단 1경기에도 나오지 않았다. 지금은 잠정 은퇴 상태다.
데이비스는 2016년 원 소속팀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7년 1억6천100만 달러에 계약했다.
하지만 2018년 타율 0.168에 그치더니 2019년에도 1할대 타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19년엔 62타석, 52타수 연속 무안타로 침묵하며 이 부문 MLB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60경기 초미니 시즌이었던 2020년에는 16경기에서 타율 0.115를 기록한 그는 2021년에는 시범 경기에서 단 두 타석을 소화한 뒤 왼쪽 둔부 고관절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됐다. 결국 은퇴하고 말았다.
렌던은 LA 에인절스와 7년 2억4500만 달러에 계약했으나 잦은 부상으로 4년 동안 고작 200경기에 나왔다.
류현진처럼 기다리다가 이번 오프시즌에 남은 FA 중 빅4 인 블레이크 스넬, 코디 벨린저, 조던 몽고메리, 맷 채프먼도 20일 현재 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구단들이 보라스 고객과의 계약에 신중을 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롭 멘프레드 커미셔너는 최근 보라스를 겨냥, FA 계약 마감일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보라스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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