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drop shot’은 떨어짐을 의미하는 명사 ‘drop’와 발사를 의미하는 명사 ‘shot’의 합성어로 테니스에선 1800년대 중반 영국에서 테니스 룰을 만들 때부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drop’은 고대 독일어 ‘drupon’이 어원이며, 고대 영어 ‘dropa’와 중세 영어 ‘drope’를 거쳐 변형됐다. ‘shot’은 고대 독일어 ‘skutan’이 어원이며, 고대 영어 ‘scot’를 거쳐 중세 영어부터 사용했다. 술 한잔이라는 뜻과 함께 강하게 때리는 샷을 이르는 말이었다. 미국 폴딕슨 야구사전에는 1880년 강하게 친 라이너성 타구를 뜻하는 말로 사용했다고 설명한다.(본 코너 950회 ‘테니스에서 왜 ‘어프로치샷(approach shot)’라고 말할까‘ 참조)
성공적인 드롭샷은 탑스핀이나 백스핀으로 부드럽게 쳐서 네트 바로 위나 가깝게 떨어진다. (본 코너 951회 ‘테니스에서 왜 ‘백스핀(backspin)’이라 말할까‘ 참조) 상대 선수가 공격적이거나 공격적인 샷을 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목적으로 기습적으로 구사한다. 제대로 구사한 드롭샷은 상대방이 미처 손쓸 사이도 없게 한다. 볼을 향해 달려들어도 뚝 떨어지는 구질로 인해 몸 균형을 잃는다.
드롭샷을 잘 하기 위해선 좋은 터치감을 갖고 있어야 한다. 스핀을 잘 구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백스핀 또는 톱스핀으로 볼 속도를 늦추거나 바운드 높이를 줄여야 한다. 드롭샷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오히려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할 수도 있다. 아슬아슬하게 네트를 넘어가는 부드러운 드롭샷은 배구에서 차용한 용어인 ‘딩크(dink)’라고 말하기도 한다.
드롭샷은 코트 재질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잔디에선 공이 낮게 튀는 경향이 있어 드롭샷을 막기가 더 어렵다. 클레이코트에선 선수들이 베이스라인 뒤에서 랠리를 하는 경향이 많아 네트 근처에서 드롭샷을 막으려면 더욱 빠른 움직임이 필요하다. 하드코트에선 잔디나 클레이코트보다 위력이 덜하기는 하지만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네트 가까이에서 라켓 그립을 약간 느슨하게 잡고 깎아치는 ‘드롭 발리(volley)’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주무기로 많이 활용하는데 ‘코트의 악동’ 존 메켄로가 대표적이다. (본 코너 946회 '테니스에서 왜 ‘발리(volley)’라고 말할까' 참조)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중반까지 지미 코너스, 비에른 보리, 이반 렌들과 함께 최고의 자리를 다투던 그는 드롭 발리를 가장 잘 구사했던 선수로 평가 받았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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