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고 2 때였다. 어릴 적부터 싹수가 있었던 오태준은 그러나 김행직을 비롯 매탄고 선후배 김준태, 조명우의 이름값에 미치지 못했다.
그래도 꾸준히 성장, 조재호를 중심으로 새로 창단하는 NH농협카드의 일원으로 팀리그에 뛰어 들었다. 하지만 1년여만에 방출되었다.
팀리그에선 쿠드롱을 꺾기도 했으나 투어 챔피언십 성적은 엉망이었다. 2021~2022시즌 6차례 출전 전적이 128강 탈락 4번, 64강 두번이 고작이었다. 랭킹은 101위, 1부 투어 잔류가 불가능한 성적이었다.
그가 빠진 자리에 신한카드 해체로 팀을 잃은 베트남의 마민캄이 들어왔다.
‘2022 하이원리조트 PBA 챔피언십’ 4강 진출자 조재호, 마민캄, 김현우, 오태준이 그래서 모두 NH 농협카드 소속이다. 오태준은 전직이다.
와신상담의 세월을 보낸 오태준은 큐스쿨을 거쳐 다시 1부 투어에 복귀했고 15일 8강전에서 스페인 영건 몬테스를 3-2로 물리치며 4강에 올랐다.
한번 만 더 이기면 꿈에 그리던 결승인데 4강 상대가 하필이면 챔피언 출신의 조재호다. 그에게 샷을 배운 바도 있어서 껄끄럽기 그지 없으나 승부는 승부고 당구는 미묘한 것이어서 결과를 예단 할 필요는 없다.
조재호는 빠른 공격으로 백찬현을 3-0으로 완파했다. 세트마다 6연타 이상을 쏘며 15:5, 1, 7로 이겼다.
마민캄은 장남국에게 꽤 애 먹었다. 장남국은 챔피언 출신 위마즈를 16강에서 누른 재야 고수. 일진일퇴였지만 컨디션이 저조한 마민캄이 밀리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노련함에선 한 수위. 5세트 6이닝에서 뱅크 샷 플루크가 터지자 4연타를 두 차례나 터뜨리며 그대로 결승선을 넘었다.
김현우는 공을 잘 맞춘다. 폭발적이진않지만 결코 만만하게 보면 안된다. 꾸준하면서도 조용한 강자로 팀리그에선 모두 어렵게 보는 선수다.
김현우는 강호 팔라존을 3-1로 제압했다. 하이런은 5연타, 4연타에 그쳤지만 매 세트 경기를 끌고 나갔다. 첫 1, 2 세트를 잡아 비교적 쉽게 8강전을 통과했다.
김현우와 마민캄은 NH카드의 후기 1라운드 1위를 이끌었던 공신들. 서로의 샷을 잘 알고 있어 흥미로운 대결이 될 것 같다.
김욱, 장남국, 백찬현 등 재야 고수들의 바람에 거셌던 하이원챔피언십. 그들에게 쿠드롱, 카시도코스타스, 강동궁 등 내외국 챔피언들이 모두 다 나가 떨어져 챔피언 중엔 조재호만 유일하게 살아 남았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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