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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 자막 '말맛' 살려 글로벌 인기

2022-08-31 23:55

우영우, 자막 '말맛' 살려 글로벌 인기
지난 18일 종영한 우영우가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30일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우영우는 8월 셋째 주 '넷플릭스 톱10' 1위에 올랐다. 비영어권 드라마 부문에선 4주 연속으로 시청 시간 1위를 차지했다. 시청시간은 7743만 시간으로 2위에 오른 멕시코 범죄물 시리즈 '하이 히트'(2768만 시간)와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다. 우영우가 시청 시간 1위에 오른 건 6번째다.

우영우는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등 총 31개 언어로 시청할 수 있다. 우영우는 넷플릭스 공개 직후 10개 언어로 번역돼 공급됐다. 이후 전 세계적 인기를 끌자 자막 서비스도 아시아에서, 유럽, 남미 국가 등으로 점차 확대됐다.

우영우가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각국의 언어 표현을 섬세하게 고려해 제작한 자막 덕분이란 분석이 나온다. 말의 맛을 살려낸 번역의 힘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예시가 드라마 제목이다. 우영우의 영어 제목은 'Extraordinary Attorney Woo'이다. 이때 '이상한'을 'weird'나 'strange'로 단순 직역하지 않고 '비범하다'는 뜻이 있는 'extraordinary'로 번역했다.

말의 맛을 살려낸 번역의 대표적 예시는 우영우의 자기소개다. 극 중에서 우영우는 앞뒤 순서를 바꿔도 똑같은 단어를 나열하며 자신을 소개한다. "제 이름은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입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역삼역?"과 같은 방식이다.

이같은 우영우의 자기소개는 각국 언어로도 거꾸로 뒤집어도 동일한 단어로 번역됐다. 영어 자막에선 'Kayak'(카약), 'deed'(행위), 'rotator'(회전), 'noon'(정오), 'racecar'(레이싱카)로 번역됐다. 역삼역의 경우 대체할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해 'Yeoksam station'(역삼역)으로 번역됐다. 내달 공개될 더빙판에서는 'Civic'(일본 자동차 브랜드)으로 번역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일본어 자막에선 'キツツキ'(딱따구리), 'こねこ'(아기고양이), 'みなみ'(남쪽), 스페인어 자막에선 'arenera'(모래상자), 'somos'(우리는), 프랑스어 자막에선 'radar'(레이더), 'elle'(그녀), 'ressasser'(반복하다) 같은 표현을 활용해 번역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말장난도 뉘앙스를 잘 살려 번역됐다. 극 중에서 털보 사장은 소개팅 자리에서 "저는 김민식입니다람쥐"라고 한다. 이 대사는 "I'm Kim Min-sickly prickly"(저는 김민식클리, 프리클리)로 번역됐다. 비슷한 발음이 나는 'sickly', 'prickly'를 연이어 붙였다.

"바나나 먹으면 나한테 반하나?" 대사에서 '반하나?' 부분은 'will you find me a-peeling'(제가 어필하는 걸 알 텐데)로 번역됐다. 바나나 등의 껍질을 깐다는 뜻인 'peeling' 앞에 'a'를 덧붙여 어필한다는 뜻의 'apeeling'을 만든 것이다.

전문가는 한국 콘텐츠가 해외에서 주목받는 상황에서 콘텐츠의 자막과 번역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분석한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우리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정서라고 해도 해외에서는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다"며 "둘 사이의 거리를 채우는 게 번역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번역은 과거보다 확실히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며 "번역은 콘텐츠의 성패와도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 달에는 우영우의 더빙판도 공개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현재 우영우의 영어, 일본어, 힌두어, 태국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더빙판을 제작 중이다.

더빙판에선 단순 번역만으로 표현되지 않는 미묘한 느낌을 살릴 계획이다. 더빙 작업에서 한국어 자문을 맡은 민경서 컨설턴트는 "극 중 한국어 대사의 콘텍스트와 디테일, 존댓말을 쓰다가 반말을 할 때의 장면이 어떤 의미인지 등을 자문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연인을 부를 때 '오빠'라는 호칭을 사용한다는 점도 더빙팀에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더빙 작업에 참여한 에즈라 와이즈 넷플릭스 더빙 디렉터는 "우리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존중하고 원작 배우들의 연기 뉘앙스를 살려내고자 한다"며 "성우가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더빙판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정민정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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