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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캐넌에 이어 백정현도 부상-뻔한 작전에 본헤드플레이까지, 이래저래 안 풀리는 삼성…급할수록 돌아가는 여유가 필요할 때[마니아포커스]

2022-07-27 09:57

화불단행(禍不單行)이란 말이 있다. 나쁜 일은 혼자서 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요즘 삼성 라이온즈의 처지가 바로 화불단행이나 마찬가지다.

삼성의 에이스 뷰캐넌이 지난 23일 키움전에서 맨손으로 타구를 잡으려다 엄지손가락을 다쳐 한달 동안 출장이 어렵게 됐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의 에이스 뷰캐넌이 지난 23일 키움전에서 맨손으로 타구를 잡으려다 엄지손가락을 다쳐 한달 동안 출장이 어렵게 됐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은 최근 팀 최다연패 신기록인 13연패서 간신히 벗어났다. 지난 23일 고척 키움전에서 13연패를 당할 때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이 오른속 엄지 손가락에 부상을 당했다. 앞으로 한달 이상 결장이 불가피하다.

그래도 삼성은 프로 3년차 허윤동의 호투로 간신히 13연패를 벗은 뒤 한가닥 희망을 가졌다. 바로 꼴찌인 한화 이글스와의 3연전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올시즌도 7승2패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구자욱 김상수 김지찬 등 주전급들의 복귀도 한몫을 했다.

여기에 소위 '약속의 땅'이라는 포항에서 3년만에 경기를 갖는 것도 팀에 희망을 주는 부분이었다. 이전까지 삼성은 포항에서 56게임을 치러 39승17패로 승률이 거의 7할대(0.696)에 육박했다. 포항에서 맞붙은 한화전도 8승4패로 앞섰다.

특히나 백정현이 포항에서 승리한 좋은 기억도 되살렸음직 하다. 백정현은 바로 3년전인 2019년 6월 25일 포항 두산전에서 선발로 나서 당시 17승을 올렸던 이영하를 상대로 7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었다.

하지만 이 기대는 헛된 꿈이 되고 말았다. 백정현은 5회초 한화 이진영의 강습타구에 오른쪽 정강이 안쪽 부위를 맞아 그대로 주저 앉은 뒤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결국 시즌 11연패, 지난해 10월 29일 NC전 패배까지 포함해 12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백정현이 한화 이진영의 타구에 맞은 뒤 마운드에 주저 앉아 있다.[MBC스포츠  TV 화면 캡처]
백정현이 한화 이진영의 타구에 맞은 뒤 마운드에 주저 앉아 있다.[MBC스포츠 TV 화면 캡처]
이날 삼성은 주루사까지 나왔다. 평소의 삼성과는 조금 다른 성급함이 엿보였다.

4회 1사 후 1루주자였던 호세 피렐라의 2루 도루는 시도할 만 했다. 4회초에 먼저 2실점을 했지만 피렐라가 2루 도루에 성공하면 오재일의 안타로 득점을 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비록 오재일이 삼진을 당하면서 동시에 2루 도루도 실패로 끝나 흐름이 끊겼지만 비난할 정도는 아니었다.

문제는 7회말 피렐라의 어이없는 2루 주루사였다. 0-2로 뒤진 7회말 구자욱의 우중간 2루타, 호세 피렐라의 좌전안타, 오재일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만루에서 이원석의 좌익수쪽 희생플라이때 3루주자인 구자욱이 홈에 쇄도해 1점을 만회했다. 계속해 1사 1, 2루로 동점기회를 노려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피렐라가 3루로 뛰려다 역동작에 걸렸고 한화 포수 최재훈의 빠른 판단에 2루에서 비명횡사하고 말았다.

더우기 이후 대타 김태군이 안타를 때려내면서 2사 1, 3루가 되면서 더욱 피렐라의 주루사가 아프게 다가왔다. 동점을 만들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이에 그치지 않았다. 2사 1, 3루에서 1루 주자인 김태군을 대신해 빠른 발의 김지찬이 대주자로 나섰다. 2사 후에 1루주자를 빠른 발의 대주자를 내 세운 의도는 바로 더블스틸로 득점을 노려 동점을 만들겠다는 의도를 공공연하게 내 비친 것이나 다름없다.

김상수가 볼카운트 2B1S에서 헛스윙을 하는 사이 김지찬이 2루로 뛰었고 오재일도 홈으로 뛰어들었지만 이를 미리 간파한 한화 내야진들이 쉽게 이를 속아 넘어 갈리가 없었다. 더구나 3루 주자인 오재일은 발도 빠르지 않다. 결국 오재일은 3루에서 반도 가지 못한 채 태그아웃돼 허무하게 비명횡사하고 말았다. 뻔한 작전에 스스로 발등을 찍은 꼴이 된 셈이다.

이후 한화는 8회초 2사 1, 2루에서 하주석의 우중간 3루타로 2점을 보태 4-1로 달아났고 삼성은 2017년 이후 5년만에 9위까지 밀려 났다.

삼성은 13연패를 당하면서 사실상 올시즌 5강 진출은 물건너 갔다. 아직 55게임이나 남아있고 5위와는 10게임차밖에 나지 않고 있어 희망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팬들을 향한 '고문'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삼성에게는 '급할 수록 돌아갈 수도 있다'는 마음의 여유가 더 필요해 보인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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