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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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홈런왕 맞나?' 의심 받던 디아즈, 최악 조건 대전서 홈런 더비 우승...진짜 실력 보여줬다

2025-07-12 09:00

홈런 더비 우승한 삼성 디아즈 / 사진=연합뉴스
홈런 더비 우승한 삼성 디아즈 / 사진=연합뉴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 올 시즌 프로야구 홈런 단독 1위를 기록 중인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가 홈런 더비 우승을 통해 자신의 진정한 실력을 입증했다.

디아즈는 현재까지 29개의 홈런을 기록했으며, 이 중 22개를 홈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날렸다. 홈 플레이트부터 좌·우중간 펜스까지의 거리가 107m에 불과한 팔각형 구조의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홈런 친화적인 구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디아즈의 홈런 개수가 홈구장 특성에 크게 의존한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했다.

하지만 디아즈는 1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개최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 전야제 '컴투스 프로야구 홈런 더비'에서 이런 의구심을 완전히 불식시켰다.

대전 한화생명볼파크는 디아즈와 같은 풀 스윙 좌타자에게 상당히 불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우측에 설치된 8m 높이의 '몬스터 월' 때문에 좌월 홈런을 성공시키기 극히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디아즈는 올 시즌 대전에서 벌어진 3경기에서 타율 0.231, 1홈런이라는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디아즈 역시 이러한 불리함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홈런 더비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의 몬스터월 높이를 알고 있어서 걱정이 많았다"며 "평소 배팅 연습에서도 공을 높게 띄우는 타법이 아니어서 우승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아즈는 압도적인 파워로 몬스터 월을 정복했다. 예선에서 총 11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전체 1위로 결승에 올랐고, 135.7m의 최장거리 홈런을 포함해 연속으로 대형 아치를 그려냈다.

결승 초반에는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측으로 날아가는 타구들이 지속적으로 몬스터월에 막히면서 초반 20여 초 동안 홈런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약 50초 경과 시점에서 겨우 1개의 홈런만 기록하며 7개를 성공시킨 박동원(LG 트윈스)에게 우승을 내줄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디아즈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반격에 나섰다. 제한 시간 2분 동안 총 4개의 홈런을 성공시킨 뒤, 아웃 카운트제에서 3개의 홈런을 연속으로 터뜨렸다. 마지막 2아웃 상황에서 극적인 끝내기 8번째 홈런을 완성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홈런 더비 우승 확정한 뒤 기뻐하는 삼성 디아즈 / 사진=연합뉴스
홈런 더비 우승 확정한 뒤 기뻐하는 삼성 디아즈 / 사진=연합뉴스
디아즈는 "결승 초반 타구가 몬스터월에 지속적으로 걸려서 조급함이 있었다"며 "아웃카운트제로 전환됐을 때는 차분한 스윙을 하려고 노력했고, 그런 과정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한 공을 던져준 삼성 운영팀 이우일 매니저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디아즈는 "이 매니저님께서는 평소 타격 연습 때 배팅볼을 잘 던져주셨는데, 오늘도 좋은 공을 던져줘서 잘 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프로 생활을 하면서 홈런 더비에 참가한 것은 처음인데 우승까지 하게 되어서 정말 좋다"며 "우승 상금은 아내에게 모두 드리겠다"고 말해 기자회견장에 함께 참석한 아내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디아즈는 우승 트로피와 상금 500만원, 갤럭시 S25 울트라를 수상했다. 예선에서 135.7m의 최장거리 홈런을 기록하며 비거리상 상품인 LG 스탠바이미 2도 함께 획득했다.

한편 디아즈는 '홈런 더비를 앞두고 어느 선수가 우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나'라는 질문에 kt wiz의 안현민을 언급하며 "내가 본 선수 중에 힘이 가장 좋더라. 오늘 홈런 더비에서는 운이 따르지 않았던 것 같다"고 답했다. 안현민은 예선에서 4개의 홈런에 그쳐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후반기 홈런왕 경쟁에 대해서는 "목표치를 정하지 않고 최대한 많이 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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